기존 GLP-1 유사체나 DPP-4억제제는 펩타이드 구조여서 위산에의해 변형되고 소화되는 문제와 소화되지 않더라도 흡수율이 낮다는 점 때문에 경구제제로 개발되지 못하였다.
에미스피어 테크놀로지(Emisphere Technologies, Inc)사의 엘리젠(Eligen)이라는 기술이 개발되어 경구투여 후 펩타이드의 분해와 낮은 흡수율을 개선하는 데 성공하였고
'SNAC(salcaprozate sodium)'라는 장점막 투과촉진제를 사용, 장점막을 통과할 수 있게 하여 최초의 경구용 GLP-1 유사체인 리벨서스정이 개발되었다.
일본의 노보 노디스크 파머가 2월 5일, 2형 당뇨병을 효능·효과로 하는 최초의 경구 GLP-1 수용체 작동약 리벨서스정 3mg, 7mg, 14mg(일반명: 세마글루타이드(유전자 재조함))을 발매했다고 믹스온라인이 보도했다. 용법 및 용량은 1일 1회 경구 투여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생체 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 아날로그로, 리벨서스는 SNAC(salcaprozate sodium)라고 불리는 흡수 촉진제를 함유한 제제다.
SNAC는 위장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흡수를 촉진시킴으로써 생물학적 이용능을 높여 효과적인 경구 투여를 가능하게 했다.
첨부문서의 ‘용법 및 용량 주의’에는 “하루 중 최초 식사 또는 음수(飮水) 전 공복 상태에서 약 반컵(약 120mL 이하)과 함께 2mg정, 7mg정 또는 14mg정을 1정 복용한다”, “복용 시 및 복용 후 적어도 30분은 음식 및 다른 약제 경구 섭취를 피할 것. 분할·분쇄하거나 씹어서 복용하면 안 된다” 등이 들어 있다. 이 외에 14mg을 투여할 때에는 7mg을 2정 투여하는 것을 피할 것과 투여를 잊은 경우에는 그 날은 투여하지 말고 다음 날 투여할 것 등도 주의사항으로 기재되어 있다.
리벨서스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약효 문제다.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가늠하는 당화혈색소 감소율을 보면, 리벨서스는 자사 제품인 매일 맞는 주사제(빅토자)와 효과가 비슷하며, 자사 주1회 주사제(오젬픽) 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
노보노디스크 임상 데이터에서도 리벨서스는 52주(1년) 투여시 (14.0mg/일) 1.3%의 감소율에 불과해, 26주 투여후 1.3%가 나온 빅토자(1.8mg/일)와 비슷했고, 40주 투여 후 1.8%의 감소율을 나타낸 오젬픽(1.0mg/주)에는 못미쳤다.
무엇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대표적인 부작용인 위장관계 이상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정 용량을 찾는 기간을 거치는데, 리벨서스는 약 8주가 소요된다.
주사제인 삭센다(노보노디스크)나 트룰리시티(일라이릴리), 에페글레나타이드(사노피)는 절반인 4주 또는 그 이하다.
리벨서스는 주사가 아닌 먹는 GLP-1 이란 점에서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복용법은 환자들 입장에서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리벨서스는 반드시 물이나 음식, 또 다른 약물 등을 섭취하기 30분 전에 매일 복용해야 하고 약을 분할하거나 씹어서 복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달리 미국을 포함한 서구 당뇨병 환자들이 펜 형태 주사 디바이스에 큰 거부감이 없다는 점도 리벨서스의 시장 기대감을 낮추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일라이릴리가 최근 진행한 단회 투여용 프리필드 주사제(바늘이 부착되어 있는 펜형 디바이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99%가 목표치인 4주 동안 끝까지 투여를 완료했으며, 환자의 97%는 앞으로도 주사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문제는, 리벨서스 경우 GLP-1의 고용량인 14mg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점으로, 이는 원료 비용 증가에 따른 환자들의 약값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리벨서스의 주1회 주사제인 오젬픽의 치료 용량은 주당 1mg인데 반해, 리벨서스는 동일한 물질을 1주에 98mg(14mg x 7회)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같은 기간 투여되는 주성분은 약 100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환자의 약값 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분야 한 전문가는 “최근 허가받은 리벨서스가 향후 GLP-1의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며 “주사제와 경구약물에 대한 인식차가 큰 한국에서만 유독 리벨서스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벨서스는 ‘또 하나의 경구용 당뇨치료제’로 나름 시장 영역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1회 투여 주사제 대비 단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의 한계가 그려지는 약물”이라며 “리벨서스 경쟁자는 기존 당뇨 경구치료제나 매일 맞는 주사제(빅토자)가 될 것이고, 시장 우위를 차지할 제품은 주1회 투여 주사제들 중 효능과 효과, 편의성,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이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참고로 리벨서스정은 다이어트약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