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FOMC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죠. 금리가 어느 정도 많이 올랐을 때… 그 때부터는 얼마나 빨리 올리는지(속도), 어디까지 올리는지(높이), 높인 상태에서 어느 정도 지속시킬 것인지(길이) 중 속도의 의미가 가장 퇴색될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이에 시장은 환호를 했지만 이내 파월 의장이 최종 금리가 우리가 예상했던 레벨보다는 더 높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면서 다시금 고개를 푸욱 숙이고 말았죠
그런데요.. 전일 새벽 뉴욕 증시를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고용 지표가 견조하게 나왔죠…(물론 여러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아웃라인 전체로 보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제압할 정도의 약한 고용 지표라는 해석은 어려울 듯 합니다) 그럼 당연히 긴축 우려가 커질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뜨거운 모습을 보였답니다.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은 전체적으로 높아졌구요… 그리고 미국 10년과 2년 국채 금리 역시 큰 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2년 기준으로는 4.66%, 10년 기준으로는 4.16%수준을 나타냈죠. 채권 시장은 여전히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자산 시장은 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당연히 미국 통화인 달러화는 강세를 보여야 정상 아닐까요… 그런데요.. 달러 인덱스가 크게 밀리면서 110.6까지 내려왔죠. 엔화는 달러 당 147엔 수준으로 밀려내려왔구요(달러 당 152엔에서 참 많이 밀렸죠).. 중국 위안화는 달러 당 7.37위안까지 올랐다가 현재 7.17위안으로 밀려내려온 상황(위안 강세)이 되었죠. 유로화 역시 2%이상 반등하면서 1유로에 1달러 수준에 바짝 다가섰답니다. 달러원 환율 역시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였는데요… 달러 당 1403원까지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 기조를 보였죠.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의 반대 급부에 있던 원자재 시장이 방긋 웃었답니다. 국제 금 가격이 온스 당 1685달러로 3.36% 뛰어올랐구요… 국제 유가 역시 5%이상 반등하면서 배럴 당 93불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주식 시장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는데요, 금리가 하락하면서 나타나는 주가 상승이 아닌.. 달러 약세에 기인한 반등이다 보니 나스닥이 다우나 S&P500 대비 더 뛰거나 하는 것 없이 균등한 레벨의 상승세를 보여주면서 마감했습니다. 달러 약세… 달러 약세.. 라는 생각을 하다가 잠시 지난 1개월 동안의 자산 가격 변화를 좀 살펴봤죠.. 위와 비슷한 방식으로요.. 잠깐 리뷰해보죠.
일단 지난 1개월을 보면…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개월 전 4.1%에서 현재 4.66%로 큰 폭 뛰어올랐습니다. 그리고 10년 국채 금리 역시 3.6%수준에서 4.16%수준으로 2년이나 10년 모두 1개월 간 0.56%정도 뛰었죠. 장단기 금리차는 4.66% VS 4.16%니까요… 50bp 마이너스라고 보면 되겠죠. 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있는 겁니다. 다만 그 역전의 폭이 더 커지지는 않고 50bp 수준을 지난 1개월 간 유지했던 거겠죠. 애니웨이.. 장단기 금리가 모두 뛰었다는 것은 결국 연준의 긴축 기조가 매우 강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채권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거 쟎아요? 1개월 간 0.5%의 금리 상승이면…. 결코 작은 게 아닙니다. 그럼 다른 자산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첫째.. 달러 인덱스 먼저 보면.. 1개월 전 110.5 였던 달러 인덱스가 110.6으로 마감한 겁니다. 와.. 거의 움직임이 없었던 거죠. 금리가 크게 튀었는데.. 왜 달러는 보합을 기록했을까.. 앞서 데일리 반응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금리가 올랐음에도 달러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이런 흐름은 비단 지난 1일 동안의 움직임 뿐 아니라 지난 1개월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겠죠. 샘플로 달러원 환율을 볼까요? 달러 원 환율이 달러 당 1420원에서 1403원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였던 겁니다. 다음으로 국제 유가를 보면 1개월 전에 85달러였던 국제 유가가 현재 92.5달러입니다. 유가도 많이 올랐네요.
주식 시장을 보면 또 새로운 느낌입니다. 금리가 많이 올랐으니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일단 금리 상승에 취약한 나스닥은 11,000포인트에서 10550포인트로 4%정도 하락했습니다. 그런데요.. S&P500지수는 1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3770포인트 수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죠. 마지막으로 다우 존스 지수는?? 네.. 30000포인트에서 32400으로 큰 폭 상승했더랍니다. 또 다른 위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 지수는 1개월 전 73.6에서 현재 72.8수준으로 소폭 하락한 정도구요..(국채 금리가 크게 뛴 것에 비하면… 하이일드 채권 가격 하락은 크지 않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코인을 보면… 1개월 전 1비트코인 당 20,000불이던 것이 현재는 21,300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네.. 자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지난 1개월 동안 채권 금리는 크게 상승했지만… 그 반면 달러는 보합 수준에 머물렀고 그 외 다른 자산들은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다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그게 뭐?? 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지난 1년 여 동안 나타났던 패턴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금리 상승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하는… 이른 바 금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패턴이나… 조금 더 나아가서 이렇게 올라버린 금리가 실물 경기를 무너뜨리게 되어 경기 침체가 찾아온다는 공포감에 금리도 하락하고… 자산 가격도 급락하는 이른 바 리세션 플레이가 대표적인 패턴이었죠. 그런데… 금리가 오름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탄탄한 그림이 지난 1개월 동안 나타났던 겁니다.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일단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우선 1번… 미국 금리 인상이 약해진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작용했다… 라는 논리를 들이대 보죠. 이 경우 자산 가격의 상승은 설명이 가능한데요… 적어도 미국 10년 장기 금리를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금리 인상이 강해지게 되면 단기 국채 금리는 당연히 오르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오른 국채 금리로 인해 실물 경기가 무너지니.. 연준이 다시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장기 금리는 큰 폭 하락(장기 국채 초강세)과 함께 자산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게 되죠. 그런데 적어도 지난 1개월 동안은 장기 금리가 크게 올라버렸던 겁니다. 그리고 CME에서 보는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내년 11월 FOMC까지도 높은 금리 레벨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바, 미국 금리 인상 완화에 대한 기대로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고 해석하기는 좀 어려울 듯 합니다.
두번째는 달러 약세의 이유가 미국 성장 둔화에 기인한다.. 라는 해석을 해볼 수 있죠. 통화 가치는 특정 국가의 성장과 금리를 반영합니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그 나라의 성장이 둔화된다면 그 나라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죠. 네.. 미국 성장 둔화를 읽게 되면 달러 약세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가 중장기적인 압력을 줄 수 있다면 미국 성장 둔화에도 미국 장기 금리는 상승할 수 있죠. 그리고 성장 둔화를 읽기에 달러는 되려 약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만약 이 얘기가 맞다면… 즉, 미국의 성장이 약해진다는 얘기가 맞다면.. 미국 주식 시장.. 특히 미국의 성장과 연동되는 바가 큰 다우 존스 지수가 저런 강세를 보일 수 있을까요.. 약간의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감안할 수 있겠지만.. 이게 메이져는 아닐 듯 합니다.
세번째는요.. 달러를 막아서는 그 무언가.. 펀더멘털이 아닌 무언가 인위적인 개입에 의한 달러 가치 안정.. 이게 나타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더라도.. 그렇게해서 달러가 강세를 보여야 함에도 외환 시장에서의 강한 개입으로 인해 달러가 추가적인 강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깨갱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겠죠. 달러 엔 환율이 달러 당 152엔까지 올랐던 지난 10월 중순 일본은 역외 시장에서 엔 약세를 제어하기 위한 강한 개입을 단행했죠. 그리고 이후 중국 역시 시진핑 3연임 이후 나타났던 급격한 위안화 약세 역시 한 순간에 되돌려졌더랍니다. 참고로 10월 중순에는 G20 재무장관 회의가 있었구요.. 여기서 연준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Spill over와 Spill Back에 대한 얘기를 한참 했다고 하죠. 네.. 미국의 강한 기준금리 인상 스탠스가 달러의 초강세를 만들고… 이런 초강세가 Non-US국가들의 경제를 뒤흔들게 되죠. 그런데요… 이 상황이 이어지게 되면 미국으로 역풍이 불게 됩니다. 그게 바로 Spill Back 이 되는 것인데… 예를 들어 환율 방어를 위해서 미국 국채를 팔고 달러 유동성을 확보해서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 케이스가 바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럼 미국 장기 국채를 팔게 되니 장기 국채 금리가 뛰게 되겠죠. 그렇지만 이렇게 받아온 달러로 외환 시장에 쏟아내게 되니 달러는 강세가 제한이 되고… 해당국 통화 가치는 반등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통화 가치가 마냥 달러 대비 약세일 것 같다가 돌아서게 되니.. 통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빠져나갔던 외국인들이 다시금 되돌아오게 되죠. 코스피 지수 역시 갑작스런 훈풍과 함께 2350포인트까지 되돌려진 이유 역시 외국인의 귀환에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미국이 전향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외환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못본 척 할 수는 있겠죠. 일본이 외환 시장 개입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옐런 재무장관은 “나 그런 거 몰라요…”라고 대답했죠. 안다고 하면 환율 시장에 개입을 용인하는 것이고… 모른다고 하면.. 크음.. 직무유기 아닌가요…ㅎㅎ 애니웨이 모른다고 했는데요.. 저는 옐런 재무장관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무유기보다는요… 묵시적인 외환 시장 개입.. 즉, 묵시적으로 달러가 너무 강해지는 것을 제한하려는 인위적인 대응을 용인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이 얘기는 이미 10월 중반 에세이에서 워낙 많이 말씀드렸던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외환 시장 개입을 위해서 미국 국채를 많이 팔게 되면 미국 국채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한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그래서 옐런 재무장관은 제도적인 개선으로 일단 대응할 것임을 천명합니다. 그런데요.. 제도 개선안을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그럼 금리가 오르는 시간을 좀 천천히 해주면… 제도 개선안 만들 수 있게 시간을 좀 끌어주면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연준에서는 속도 조절에 대한 얘기가 나왔죠. 그럼 속도 조절에 시장이 너무 환호한 나머지 급등세를 보여서 인플레 제압이 더 어려워지면?? 네.. 그래서 최종 도달 금리를 조금 더 올리고… 높은 금리를 조금 더 오랜 시간 유지하는 higher & longer 얘기를 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그럼 금리는 오르지만.. 달러는 강세가 제한이 되고.. 자산 시장은 파괴적 달러 강세의 파고에서 잠시 벗어나 있으니 한 숨 쉴 수 있는 것 아니었을까요?
정답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몇가지 리즈닝을 해보고 있습니다. 주말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