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1.10.20

오늘도 그렇고 내일 아침에도 세미나가 계속 있어서요… 에세이를 제때 적지를 못하네요.

이렇게 저녁에라도 에세이를 적어봅니다. 물가에 대한 에세이를 지난 월요일 늦게 포스팅해드렸죠. 이후에 몇 가지 질문들이 들어왔는데요… 다 답을 드리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아.. 먼저 간단하게 그 말씀만 드리고 가죠. YCC라는 게 있죠? Yield Curve Control인데요… 장기 국채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이면서 장기 국채 가격을 올려서(장기 국채 금리를 찍어눌러서) 막아버리는 겁니다. 미국 Fed가 지난 해 말, 그리고 올해 초에 한다 만다 하다가 안했었죠. 지금 전세계에서 YCC를 제대로 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 유일합니다. 호주 중앙은행은 10년 국채 금리가 아니라 3년 국채 금리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데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고 테이퍼링을 이어가며… 물가 상승 압력을 받는 지금… 호주 중앙은행의 YCC는 일본의 그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답니다.

 

YCC 얘기를 왜 갑자기 하는가… 일본은 10년 국채 금리를 -0.2%~+0.2% 사이에서 움직이도록 가두어버렸죠. 기준 금리인 초단기 콜금리가 아니라.. 10년 장기 국채 금리를 직접 중앙은행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서 조절하는 겁니다. 그럼 국채 금리가 뛰어올라가야 할 때 올라가지 못하고 눌리게 되는 거죠.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로존, 그리고 다른 국가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장기 국채 금리가 물가 상승 압력과… 그리고 돌아선 성장, 그리고 바뀌어버린 중앙은행의 스탠스를 감지하면서 튀어오르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1.2% 수준에서 현재 1.6%를 훌쩍 넘어섰죠. PEPP라는 형태로 양적완화를 아직 진행하고 있는 ECB의 경우도… 독일 10년 국채 금리를 보면 이제 거의 플러스 권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등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도 혼자 머엉 때리고 있는 곳이 하나 있죠. 네.. YCC를 제대로 하고 있는 일본입니다. 일본 장기 금리는 크게 튀어오르지 못하니… 예를 들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는 더욱 크게 벌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달러의 엔화 대비 상대 매력이 높아지게 되겠죠. 이는 달러 대비 엔화의 약세로 이어지게 됩니다.

 

YCC의 위력이 상당한가요? 그것도 맞는데요.. 일본 중앙은행 역시도 물가 상승 압력이 너무 높다면… YCC아니라.. 그 할애비가 와도… 돈을 찍어 뿌려서 장기 국채 금리를 잡아내리는 정책을 이어가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요… 참… 신기한 것이.. 일본은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낮은 편이죠. 다른 나라 물가 상승 압력이 그렇게 높아진다고 하는데도… 일본의 물가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10년간 불황을 겪은 유로존도 이제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른다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일본 중앙은행은 여전히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를 이어갈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는 거죠.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돈을 들이부으면 물가 상승이라는 불구덩이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는데… 물가가 여전히 멍 때리고 있으니… 일본은 YCC를 이어갈 수 있겠죠. 그리고 일본은 물가가 오르기 않기에 더더욱 장기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는 겁니다.

 

그럼 일본의 투자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낮은 금리로 엔화 대출을 받아서… 이걸 갖고 해외에 투자하면 좋은 것 아닐까요? 엔화로 어떻게 해외에 투자를 하느냐구요?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서 해외 채권을 사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겠죠. 엔화를 들고 나와서 해외에 투자하는 것.. 이를 엔캐리 트레이드라고 합니다. 마켓 오래 보신 분들은 이 단어 오랜 만에 들으셔서 반가우실 듯 합니다. 실제 전세계 물가가 빠르게 상승했었던 지난 2000년대 중반… 다른 국가들은 다 기준 금리를 인상했었는데… 일본은 그 속도에 비해서 상당히 뒤쳐졌었죠. 당시 원화가 달러 당 900원까지 절상이 될 때… 엔화는 달러 대비 초약세를 보였답니다. 그래서… 당시에 100엔에 720원 정도… 까지 가는 이른 바 엔 약세가 현실화된 적이 있답니다. 그럼 엔 약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인가…

 

일본의 장기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겠죠. 일본의 물가가 크게 튀면서 일본 중앙은행이 YCC를 풀어버리면 되는데… 현재 그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럼 일본 국채 금리보다는 다른 국가의 국채 금리가 변수가 되겠죠. 네.. 미국 10년물 금리에 연동되는 면이 있을 듯 합니다. 미국 10년 금리가 성장 둔화를 읽거나… 부채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고개를 숙이게 되면 엔화는 강세 전환할 수 있겠죠. 미국 물가가 뛴다는 부담에 미국 국채 시장이 떨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 성장도 가세한다면… 진짜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하늘을 날게 되지 않을까요? 이 때는 엔 약세가 중요한 게 아니죠? 달러 초강세에 대한 고민이 아마 제 에세이의 전체를 메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달러원 환율이 크게 하락했구요… 그 중심에는 위안화 환율의 하락이 함께 했답니다. 장중 1200원을 사알짝 넘었던 달러원 환율이 오늘 보니까 1175원까지 되돌려졌으니 거의 2%의 되돌림이 짧은 순간에 나와준 겁니다. 최근에 환율이 오른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주요한 원인을 몇가지 말씀드려보면요… 첫째는 Fed의 테이퍼링이겠죠. 테이퍼링과 함께 회자되고 있는 금리 인상 속도가 기존 시장의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두려움… 이게 달러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두번째는 헝다 사태를 중심으로 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죠.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진 만큼 기존의 두자릿수 고성장에서 그 성장률은 계속해서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하락 속도 제어에는 항상 부동산 개발이 있곤 했는데… 헝다 사태 이후 부동산 개발업에서의 성장 기대를 낮출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럼 중국의 성장률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는… 이른 바 경착륙을 통한 중국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는 상황을 시장은 우려할 수 있을 겁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위안화에는 부담으로… 그리고 이는 원화에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겠죠. 헝다 리스크 발 중국 경제 둔화가 또 다른 환율 상승 요인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크지는 않겠지만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한 국제 유가 역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유가 상승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는 무역 흑자 규모를 살짝 줄이게 되겠죠. 이외에도 몇 가지 이슈들이 있을 겁니다. 실제… 다른 원인은 크게 바뀐 것이 없는데요… 하나 변화가 나타나는 부분이 있죠. 중국의 이슈입니다.

 

전일 헝다에 대한 중국 위안화 표시 이자 지급은 진행했죠… 23일 달러 표시 이자 지급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민은행을 비롯한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는 컨트롤이 가능함을 자신있게 언급했답니다. 그리고 달러 표시 중국 국채 발행을 과감하게 기획했죠. 자.. 이렇게 생각해보는 겁니다. 헝다 사태로 인해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중국 경제 경착륙으로 인해 자본이 빠져나간다면… 와… 이건 큰일이죠. 그런 국가의 국채를 해외 투자자들이 과연 사들일까요? 절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와중에 국채 발행에 나서는 겁니다. 만약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강하다면… 중국 국채 발행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겠죠. 반대로 비관론의 이면에… 실제로는 큰 무리가 없음을 느낀다면… 달러 표시 국채 발행은 성공할 수 있겠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기사 인용합니다.

“도산 위기에 빠진 헝다집단(恒大集團)의 옵쇼어 달러채 이자 미지급으로 중국 채권 신용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중국 정부는 달러국채를 발행해 자금 40억 달러(약 4조6932억원)을 조달했다. 신랑재경(新浪財經)과 재화망(財華網) 등은 20일 중국 재정부가 발행한 달러국채 3년, 5년, 10년, 30년물이 모두 소화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달러국채를 발행한 것은 2020년 10월 이래 1년 만이다. 당시에는 60억 달러를 조달했다.

출회량이 적은 중국 달러국채는 고금리이기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 투자자의 인수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재정부 발행 달러국채 3년물은 같은 기한의 미국채 금리에 6bp(0.06%), 5년물 경우 12bp, 10년물 23bp, 30년물 53bp 얹었다. 애초보다 프리미엄을 상당히 낮췄다.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10억 달러, 5년물 15억 달러, 30년물 5억 달러를 내놓았다. 재정부는 이번 달러국채 발행에 맞춰 14개 은행을 주간사로 선정했는데 19일까지 주문수요가 150억 달러에 이르렀다.

국제평가사 무디스는 중국 달러국채의 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1'으로 매겼다. 전망도 '안정적'을 부였다. S&P는 'A+', 피치 경우 'A+'로 높게 평가했다.”(뉴시스, 21. 10. 20)

네..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더라도… 결국 첫문단은 달러 국채 발행은 성공했다는 얘기죠. 두번째 문단은 꽤 낮은 금리에 발행했다는 얘기입니다. 낮은 금리에 국채를 발행했다는 것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싼 금리에 대출을 받았다는 거구요… 많은 이들이 돈을 빌려주려 했다… 뭐 이 정도 얘기겠죠. 마지막으로 무디스나 S&P 등도 중국 국채에 대해서는 양호한 평가를 했다.. 라고 합니다. 네.. 중국 경제에 대한 극단적 비관론이 심화된 상황에서 달러 표시 국채 발행을 통해… 달러 조달을 보란 듯이 해주었죠. 네.. 헝다 리스크로 인한 중국 경제 경착륙 리스크가… 조금은 완화되는 느낌 아닐까요? 이 부분에서 위안화의 강세가.. 그리고 원화의 강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구요… 복잡한 얘기인지라…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지금 중국의 금융 시장 개방 속도가 다시금 빨라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중국은 간만에 예금 금리 자유화를 준비하고 있구요…. 외국인들이 선물이나 옵션과 같은 파생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 시장을 열어주고 있죠. 부동산 쪽의 성장 둔화를… 금융 시장 개방… 이를 통한 내수 성장을 통해 극복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의 변화를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죠.

최근 엔화, 위안화, 원화 환율 변화에 대한 코멘트를 간단히 드려봤습니다. 환율 전망 관련… 그리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의견… 등의 에세이를 더 이어가야 하는데요.. 다음 번 에세이에서 다루어보죠. 지금 시장에서 중요한 이슈는 이거 같습니다. 물가와 금리가 올라오는데… 이런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를 견뎌낼 수 있는… 이겨낼 수 있는 성장이 있는가… 에 대한 거죠. 이를 중심으로 계속 시장을 모니터링해보시죠.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