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1.09.25

강세장에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보이지 않는 리스크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가지 리스크를 전해드렸죠. Fed의 스탠스 변화, 불균형 성장, Non-US성장 둔화 우려가 그 세가지였죠.

지난 번 에세이에서 힌트를 드리긴 했는데요, 4번째로 말씀드릴 것이 바로 “일시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리스크입니다.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인데… 뭐가 두려운 건가.. 라는 의문이 드실 듯 한데요… 솔직히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요… 이게 평균물가목표제와 엮여버리게 되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데… Fed의 통화 정책은 더욱 높아지는 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해야 하는 아주 아주 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무엇이든 과거의 행동이 지금의 행동에 영향을 주도록 설계하는 것은 생각지 못했던 문제를 만들어내곤 하죠. 오늘은 이런 일시적 물가 상승의 역설에 대해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올해 초 제가 갖고 있던 물가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일단 물가는 크게 오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올라버린 물가는 수요의 성장을 찍어 누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수요가 위축이 되면 물가의 상승세는 한 풀 죽으면서 밑으로 꺾여 내려오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맞다… 요거였죠. 원자재 가격이 그렇게 치솟아도… 그리고 물류 비용이 그렇게 상승을 해도 그리 걱정하지 않았던 것이.. 이런 공급 사이드의 스퀴즈는 일시적인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된다는 거였죠. 그리고 이런 자신감의 이면에는 08년과 11년의 기억이 작용을 했답니다. 08년에도 물가가 그렇게 올랐지만… 성장을 건드려버리게 되니 물가는 하락 반전해버렸죠.

11년에도 원자재 발로 크게 뛰었던 물가는 다시금 성장을 위축시켰구요… 이후 약 10년 동안 원자재 시장은 이른 바 암흑기를 지나게 되었더랍니다. 그리고 10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든 것이죠.

 

08년과 11년의 기억이 워낙 생생했던 지라… 원자재 가격 상승발 인플레이션으로는 전반적인 경제의 지속가능한 인플레이션을 하드캐리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구요…. Fed의 일시적 물가 상승이라는 의견에 동의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이 의견에는 여전히 동의를 합니다. 인플레이션보다는 수요의 위축을 가져와서… 궁극적으로 물가의 상승세를 억제하는 디플레 압력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생각이 바뀐 부분은 “일시적”이라는 단어에 대한 해석입니다. 지난 9월 초 발표된 8월의 고용 보고서에서 임금이 빠르게 뛰어오르고 있다는 얘기… 그리고 공급망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 마지막으로 목재 가격, 철광석 가격이 무너졌음에도, 그리고 농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함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의 회전으로 마치 주식 시장에서 순환매가 도는 것처럼 다른 원자재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발 인플레가 생각보다는 길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임금입니다. 임금은 한 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이른 바 진성의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는 요인입니다. 임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게 되면… 사람들은 왠만한 임금을 부르는 일자리를 테이크하지 않죠. 델타 변이도 두려운데… 이 정도 리스크를 테이크하고 들어갈 정도로 쎄게 임금을 부르는 일자리를 기다리게 될 겁니다. 그리고 공급망 위축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점… “공급 늘려~”라는 말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공급발 물가 상승이 길어질 수 있죠. 물가 상승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무럭 무럭 자라나게 됩니다. 짧은 지면에서 말씀드리기 참 어렵지만… 인플레이션은 결국 심리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건드려버리게 되면…. 다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지면… 올라버린 물가를 모두가 테이크하게 되죠. 그리고 임금 역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되면… 임금의 상승세도 더욱 빨라지게 됩니다. 인플레 심리가 강해지면 이는 실제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되죠. 그래서 이번 FOMC에서도 파월 형님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는 게 중요하다… 라는 코멘트를 굳이 하셨던 겁니다.

 

뭔가 에세이가 앞뒤가 안맞는다는 느낌이죠. 앞에서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해놓고 뒤에서는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 같다는 얘기를 하니까요.. 그래서 물가가 오른다는 거니.. 내린다는 거니.. 이런 짜증섞인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저도 혼란스럽다는 건데요… 결론은 일시적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전반적인 하락 압력 속에서도… 말씀드렸던 인플레 기대가 섞이게 되면… 높은 물가 레벨이 꽤 길게 이어지는… 즉, 일시적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일시적”과는 다른 얘기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굳이 표현하면… 제법 꽤 긴 “일시적” 물가 상승… 이라는 결론이죠. 제가 생각해도 말장난 같네요… 이런 비유를 들어보죠.

 

홍길동이 저한테 말합니다. 돈 100만원만 잠깐 빌리겠다구요… 자.. 여기서 설문조사하죠. 잠깐의 기간이 어느 정도 된다고 보세요? 설문의 결과를 통해서 사회적 통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일주일이 가장 많을 듯 하구요… 1개월도 좀 있겠지만… 1년은 거의 없을 겁니다. 혹시 2년을 생각하시는 분 계시나요? ㅎㅎ 혹자는 이런 답을 주실 수 있겠죠. “잠깐 빌리겠다고 하는 사람들 믿지 마세요~”라구요.. 그냥 마음 속에 묻어두는 건가요?ㅎㅎ 자자.. 그런데.. 실제 홍길동은 이 돈을 2년 후에 갚은 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잠깐”이 2년이었다고 하는 거죠. 홍길동이 100만원을 갚기는 했지만 주먹 날리고 싶지 않나요? 이런 욱한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고 아주 아주 고상한 표현으로 정리하면.. “잠깐”이라는 단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 라는 그럴싸한 표현으로 정리가 되겠죠.

 

홍길동이 Fed라고 생각해보죠. 우리는 Fed를 믿고 있습니다. Fed는 말하죠. 물가 상승은 “일시적(transitory)”이라구요.. 이런 질문이 되지 않을까요? “How transitory is transitory?(일시적이라는 게 도대체 어느 정도 일시적인 거냐~~)”.. ㅎㅎ 일단 사회적 통념은 어떤가요? 일시적이라면… 길게 잡아도 1년 정도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요.. 이번 9월 FOMC의 경제 전망을 보면… 올해 물가를 연말에 3.6%, 내년에는 2.2%, 내후년에도 2.2%를 세팅해두고 계십니다. 와… 그럼 3년 정도 이어지는데.. 이걸 일시적이라고 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죠. 물론 3.6%에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맞지만 Fed가 금과옥조처럼 강조하는 2%의 물가 목표를 넘어선 기간이 3년에 달한다면… 이걸 일시적이라고 하는 게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Fed 내부에서도 일시적 물가 상승에 대한 얘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야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는 거죠.

클리브랜드 Fed의 총재인 메스터의 코멘트를 인용합니다.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일시적'이라는 단어가 인플레이션 상황을 설명하기에 덜 유용해졌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그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작용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한 두 마디로 커뮤니케이션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메스터 총재는 "현재 인플레이션의 높은 수치가 일시적인 요인을 반영한다고 말하기보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수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인플레이션 전망, 그 전망을 둘러싼 위험에 대한 FOMC의 견해에 대해 더 많은 설명을 제공하는 편이 FOMC의 평가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라고 봤다.”(연합인포맥스, 21. 9. 16)

앞서 예시에서 홍길동과 저의 케이스… “잠깐”이라는 단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그 말씀을 생각나게 하지 않나요?ㅎㅎ 이번 FOMC 혹은.. 다음 번 FOMC 의사록을 통해서 “일시적” 물가 상승이라는 워딩에 대한 얘기가 좀 더 구체적으로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9월 22일 있었던 FOMC의 의사록이 발표되었을 때부터 좀 눈여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일단 “일시적”이라는 단어가 가져오는 혼란과 저의 물가에 대한 “제법 꽤 긴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는 매우 역설적인 코멘트에 대해 설명을 드려봤습니다. 애니웨이…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결국은 물가 상승세가 안정이 될 것이니… 크게 문제는 안된다..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죠. 그리고 솔직히… 우리가 우리나라도 아니고.. 미국 물가 신경쓰는 이유가… 미국 사람들의 생활이 걱정되어서는 아니죠. 핵심은 이 물가가 Fed의 스탠스를 바꾸게 만들고.. 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금리 인상 등의 파급효과가 두려운 거 아닌가요? (그러니 저도 주말 아침부터 카페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거구요…

) 그럼 이렇게 제법 긴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Fed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이 질문이 키가 되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줄 것 같습니다. 이게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게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평균물가목표제하고 엮이게 되면… 이상한 상황을 연출해내게 되죠.

 

요즘 운전하고 다니다보면 구간 속도 단속하는 곳을 자주 보게 됩니다. 구간 단속을 왜 하는 것일까요? 네… 단속 기계를 보면 속도를 줄이고… 그거 지나가면 바로 속도를 올려버리는…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그렇게 해서… 해당 구간에서 만큼은 목표로 하는 80km의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강제하고자 구간 단속을 하는 것 아닐까요? (솔직히 저도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들은 건 없어서 이렇게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이 평균 속도 구간이 아주 짧으면 상관이 없는데 매우 길다고 가정을 해보죠. 10km 길이의 구간의 평균 속도로 단속을 한다고 가정하는 겁니다. 와.. 길죠ㅎㅎ 그럼 앞에서 일단 가야할 길이 멉니다. 홍길동이 이 구간을 달린다고 가정해보죠. 당장은 평균 속도 목표치보다 더 높은 속도로 와아~~ 하고 달려가죠. 그리고 나서 막판 2km정도를 남기고… 속도를 크게 줄여서 평균을 맞추려는 일이 벌어질 수 있죠. 그럼 평균 80km을 맞추게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도 있죠. 구간 중간에 휴게소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조금 쉬었죠. 그럼 평균 속도가 크게 낮아질 것이니.. 휴게소 나온 이후에 달리는 거죠.. 그렇게 해서 평균 목표를 맞추는 겁니다. 단속 구간의 길이가 비현실적으로 길어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이겠죠. 자..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평균으로 평가를 하게 되면… 특정 구간에서 홍길동이 해왔던 일들이… 앞으로의 주행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구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주행에서의 왜곡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는 거겠죠. 어려운 질문 하나 드리고 갑니다. 지금의 이 복잡하고 재미없는 얘기들이 커뮤니케이션이 되고 있나요?T.T

 

걱정은 앞서지만 그래도 계속 밀고 갑니다. 이제 홍길동의 구간단속 사례에서 벗어나서 현실로 돌아옵니다. Fed가 지난 해 9월 도입한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에 대해 설명드려보죠. 과거에는 물가가 2% 위로만 올라오면 금리를 인상해서 때려버리는 구조였죠. 그런데요… 이제는 그게 아닙니다. 워낙에 디플레이션이 압력이 크다보니.. 물가 상승세가 실종되다보니… 얘기가 달라진 거죠. 2% 위로 물가가 올라오면 딱 때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2% 물가 목표에 못미쳤던 일정 기간을 감안해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2%보다 물가가 높지 않았을 때의 기간 동안과 평균을 해서요… 2%로 위로 물가가 올라와도 금리 바로 올리지 않고… 참아주겠다는 거죠. 평균으로 2%가 되는 것을 기둘려주시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지금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선물 공세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아파했었던 기간까지 감안해서.. 그것까지 보듬어서… 보상을 더 해주겠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지금 물가 상승세가 사뭇 높아도 시장이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의 물가 상승세가 2%에 못미쳤었던 기억이 있죠. 지금 3.6%씩 물가가 올라도… 2%의 물가 목표를 넘어서도… 과거를 함께 감안하면… 머.. 문제될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물가 상승세도 일시적이라고 하쟎아요?ㅎㅎ

 

예시를 들어봅니다. Fed는 2%를 물가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이 2%를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의 평균으로 평가하겠다고 얘기합니다. 지난 3년간 물가상승률이… 계산하기 쉽게… 1%였다고 하죠. 3년 연속으로… Fed는 3년이라는 시계열을 통해서 물가를 평가하고 있는 거죠. 그럼 지난 3년의 평균은 (1+1+1)/3 이니까… 평균 1%였구요… 3년 동안 2%의 물가 목표에 매년 1%씩 모자랐던 겁니다. 자.. 드디어 올해 물가가 3%가 나왔습니다. 헉… 2%를 넘는 강력한 물가??? 그래도 걱정할 것 없죠.. 지난 3년간 힘들어했던 시간만큼 소중한 보상을 해줄테니까요… (1+1+1+3)/4라고 계산하면… 4년 평균 물가가 1.5%밖에 안되네요.ㅎㅎ 내년에 3%가 나와도 걱정없습니다. (1+1+1+3+3)/5로 계산하면… 1.8%정도 나오네요.. 여전히 2% 물가 목표에 모자라는 느낌입니다. 2024년까지 3%가 나오면… 2%에 간신히 도달하는 그림입니다. 그럼 일시적 물가 상승이 꽤 길어져도… 큰 걱정할 게 없겠네요. 테이퍼링 이후 금리 인상… 이거 할 때에는 평균물가목표제를 쓴다고 했으니.. 고민할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오류가 하나 있습니다. 아놔.. 고등학교 다닐 때에도 맨 뒤에 확률 통계는 포기했던 저인데요.... 이 나이먹고 평균 계산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긴 합니다만.. 위의 전제를 보시죠. Fed는 최근 3년간 물가 상승률의 평균으로 계산한다고 했죠? 그럼 평균 계산할 때 분모는 “3”으로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맞나요? 그런데.. 제가 뒤에 계산한 걸 보시면 분모가 4, 5, 6으로 커지고 있죠. 앞의 물가 상승세가 낮았던 3년을 고정시키고… 뒤에 물가가 3%로 나온 구간을 계속 누적적으로 더하면서 간 겁니다. 그러니.. 맨 뒤에는 3년 동안 3%로 물가가 올라야… 6년 평균을 2%의 물가가 나오는 거죠… 아.. 이거 칠판쓰면 진짜 설명 껌인데… 글로 쓰니까 답답하네요…

자자.. 설명 답답한게 문제가 아닙니다. 분모는 3으로 고정이구요… 최근 평균 3년을 봐야 합니다. 그럼… 지난 3년간 1%였다고 했었죠? 올해 3%가 나온 겁니다. 앞에서는 (1+1+1+3)/4로 해서… 1.5%물가로 평가를 했는데…그게 아니죠… (1+1+3)/3으로 계산해야죠… 그럼 5/3이니까요… 1.67%정도인가요? 맨 앞의 1%였던 구간이 사라지는 겁니다. 대신 뒤의 3%구간이 새롭게 들어오는 거죠. 자자… 흥분하지 마시고.. 더 이어갑니다. 그 다음 해에도 3%물가가 나와요… 그럼… 앞서는 (1+1+1+3+3+)/5로 계산해서… 1.8%를 계산했죠.. 2% 평균 물가 목표보다 낮은 겁니다. 그런데… 이게 아니죠. 최근 3년만 봐야죠… 앞의 1%였던 소중한 2년을 슬픔 속에 지워야 합니다. 그럼.. (1+3+3)/3이 되네요…. 아… 2.33%네요… 2년 만에 넘어섭니다.. 그리고 그 다음 해가 되면…. (3+3+3)/3이 되는 겁니다. 그럼 2% 물가 목표를 훠얼 넘어서게 되죠. 숫자 장난이 아니라… 이 상황이 되면 Fed는 이제 인플레를 걱정하게 되지 않을까요?

 

자.. 여기서 바로 반론이 나옵니다. 3년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거냐… 그리고 최근 3년의 평균만 쓴다고 Fed가 언제 얘기했냐… 증거 있냐.. 라는 반론입니다. 실제 Fed에서는요… 평균물가목표제 구간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FAIT(Flexible AIT)라고 했던 거죠. 3년도 그냥 예시에 불과한 거구요… 그런데요… 여기에 대해 힌트를 주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앞서 인용한 클리블랜드 연은의 메스터 총재죠. 저도 1년 만에 AIT관련 기간에 대한 힌트를 처음 본 것이라 눈이 번쩍 떠졌죠. 인용합니다.

 

“메스터 총재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내년 물가상승이 어떨지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의 물가상승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다른 지표 예측치와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조세일보, 21. 8. 31)

지난 8월 31일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인데요.. 여기서 5년이라는 얘기를 처음으로 했죠. 그리고 그 직후에 있었던 다음 인터뷰가 걸작입니다. 보시죠.

“그(메스터 총재)는 올해 2분기 PCE 인플레이션은 지난 5년간 평균 2%였다며 많은 예측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이전의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계산에서 제외되면서 5년 평균 인플레이션은 내년에 2% 이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는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했거나 거의 달성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 원인은 커뮤니케이션을 복잡하게 만들고, 인플레이션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연합인포맥스, 21. 9. 11)

자.. 뒤의 문단은 보지 마시구요… 우선 첫번째 문단을 천천히 보시죠. 지난 5년이 평균 2%였다고 하죠. (여기서 주의해서 보실 것이 5년이라는 말은 두번째 인터뷰에서도 쓴다는 겁니다.. Fed에서도 얘기를 하지는 않지만… 5년이라는 숫자가 분명히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평균 계산할 때 내년에 물가가 일시적으로 눌리더라도… 앞서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계산에서 제외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아… 저의 그 소중한 1%짜리들이 사라지면서… 높은 최근의 쉐이덜이 들어오는 거죠..

그럼 내년에도 현 수준의 높은 인플레이션 예측이 이어진다면… 내년에 2%이상을 찍는 것 아니냐… 라는 얘기입니다. 이걸 최근에 나온 Fed의 점도표와 연계해서 생각해보면 생각이 매우 복잡해질 수 있죠. 참고로 지난 해까지 5년간 평균 물가는요… 약 1.6%정도였답니다. 현재의 물가 레벨이 들어오게 되고… 앞의 1.6%구간들이 계속 계산에서 제외되면… 평균이 빠르게 튀어오르게 되죠. 그리고… 현재 3.6%에서 물가가 2%대로 눌리는 일시적 물가 상승의 그림이 나오더라도… 앞서… 훨 낮았던 구간들이 사라지게 되면 오히려 평균 물가가 올라가는 역설을 보시게 되는 거죠. 그럼 물가가 안정 구간에 들어오는데.. Fed가 긴축의 강도를 올려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는데요… 그래서 앞서 인용문의 뒷부분을 보실 필요가 있죠. 커뮤니케이션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구요…. 그리고 이런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Fed는 현재의 평균물가목표제에 부연 설명, 혹은 수정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요… 시장이 한 두차례 금리 인상, 혹은 긴축 등에도 불구하고 멀쩡하게 버티고 있다면.. Fed 입장에서는 현재의 과도하게 완화적인 현재의 통화 정책을 긴축으로 돌리는 데… 그리고 현재의 애매한 스탠스를 유지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겠죠…

 

여기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Fed가 지금은 저렇게 테이퍼링한다고 금리 인상한다고 난리쳐도.. 쫄지 마라.. Buy the Dip이다~ 라고 하면서 버티는 시장과… 이 정도의 긴축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멀쩡해보이는 시장을 보면서 긴축 플랜을 이어가는 Fed… 이게 말씀드린 일시적 물가 상승과 엮이게 되는 거죠.

 

자… 정리해봅니다. 저는 오늘 에세이의 서두에서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뷰를 말씀드렸습니다. 일시적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그 일시적이 얼마나 일시적인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죠. 그리고 홍길동의 구간 단속 얘기를 하면서 평균물가목표제가 만들어낼 수 있는 문제점을 제기해봤습니다. 평균물가목표제가 이렇게 이례적인(?) 일시적 물가 상승과 만났을 때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을 생각해봤죠. 그리고 메스터 총재의 코멘트를 통해서 평균물가목표제 발표 이후 처음으로 나온 5년이라는 숫자에 주목했죠. 그리고 5년이라는 숫자 앞의 수식어… 최!근! 5년이라는 숫자가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상황… 즉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고개를 숙일 때… 되려 Fed가 바라봐야 하는 평균 물가는 상승하는 골 때리는 상황을 고민해봤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최근 채권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도 해보구요…

네.. 보이지 않는 위험 4번째… “제법 꽤 긴 일시적 물가 상승이 평균 물가 목표제와 만났을 때”…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아직은 이슈 제기 정도에 지나지 않죠. 이후에 별도의 Fed에서 추가적인 수정 혹은 커뮤니케이션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수정 과정에서 무언가 시장의 변동성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하겠죠. 오늘 에세이… 정말 재미없는 얘기를 너무 길게 드렸네요. 향후 나오는 얘기에 대해서는 추가로 팔로우업 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