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간단한 미팅이 있어서 늦게서야 글을 쓰게 되네요. 10분 정도 시간이 있는데 아주 아주 간단하게 코멘트를 드리고 지나갈까 합니다. 옐런 재무장관의 코멘트가 다시금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듯 한데요… 옐런 재무장관은 G7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금리 인상을 옹호하는 듯한 코멘트를 했죠. 기사를 잠시 인용합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또다시 금리 인상을 용인하는 발언을 했다. 옐런 장관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다소 높은 금리 환경을 가지게 되더라도 사회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관점에서는 긍정적(positive)이다"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또 "우리는 지난 10년간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와 싸워왔다"라면서 "우리는 정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이것이 상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Fed 의장을 지낸 옐런 장관은 앞서도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리를 다소 인상해야 할지 모른다"라고 발언해 파문을 불러온 바 있다.
옐런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지출이 매년 4000억달러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급상승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년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해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다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저는 그 세계를 알고 있다. 그들은 매우 훌륭하다. 나는 그들이 망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G7 재무장관들이 최근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옐런 장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전했다.”(아시아경제, 21. 6. 7)
일단 기사 내용을 중심으로 생각을 해보죠. 다소 높은 금리 환경을 가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라는 얘기가 나와요… 그리고.. 그 밑의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정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라는 얘기가 함께 나옵니다. 네.. 과거부터 옐런 재무장관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공감했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렇게 됩니다. 지금의 시대를 우리는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하죠 뉴노멀은요… 한국말로 해석하면 좀 어색하긴 합니다만 “새로운 전형”… 이런 식의 해석이 될 겁니다. 그냥 의미 자체는 쉬워요… 노멀하다는 게 과거와는 다르게 바뀌어있다.. 이런 얘기입니다.
제가 은행에 입행을 했던 지난 2003년 예금 금리가요… 약 4~5%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에 금리가 너무 낮아져서 누가 예금을 하냐.. 라는 얘기를 했었죠. 4~5%가 초저금리였던 겁니다. 그러면서 선배들이 몇 년 전만해도 금리가 10%였는데… 반토막이 났다고 했었죠. 네… 4~5%의 초저금리… 답답한 현실이었던 겁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4~5%면… 초고금리가 되는 것 아닌가요?ㅎㅎ 초고금리라는 단어로는 형언할 수 없는… 울트라.. 어쩌고 초고금리라는 표현을 써야될 수 있구요… 특정 은행에서 4~5%의 특판 선착순 정기예금을 한다는 발표가 나면… 저도 거기 줄을 서서 오픈런에 동참하고 싶을 겁니다. 네..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는 거죠. 노멀하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요… 과거에는 초저금리가 4~5%였고.. 지금은 초고금리가 4~5%입니다. 불과 10여년의 시간을 넘어서 노멀하다는 것이 바뀐 것이죠.
물론 2003년을 두고 고성장 고물가 시기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 이전의 시기.. 성장이 강하게 나오는 고성장 고물가의 시기.. 이것이 이른 바 올드 노멀(old normal)이라고 할 수 있구요… 옐런 재무장관은 이런 시기로의 회귀… 이걸 강하게 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성장이라고 해서 10%씩 gdp성장이 나오고 그런 건 아니구요.. 지금보다는 한레벨 올라가는 성장이겠죠.) 그리고 지금의 저성장 저물가로 대변되는 뉴노멀에서 고성장 고물가로 대변되는 올드노멀로 넘어가기 위해서 ‘고압경제’라는 정책을 대차게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뉴노멀의 늪에 너무나 깊이 쳐박힌 만큼 이걸 올드 노멀로 밀어올리기 위해서 무제한 양적완화부터 시작해서 이례적인 재정 정책까지 동원하고 있는 거죠. 그렇게 해서 올드 노멀로 돌아간다면? 성장이 나와주고 물가도 오른다면?? 그 때는 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지는 것이 당연히 정상이겠죠.. 옐런 재무장관은 이를 위해 과거 Fed의장 시절에도 상당히 많은 노력을 했던 사람입니다.
인용문의 뒷부분을 보면요… 옐런 재무장관은 지금 인플레 우려 등이 나온다고 해도 4조 달러의 경기 부양책을 10년간 나누어서 연 4000억 달러씩 진행하겠다… 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나 더.. 맨 마지막 문단을 보시면 지금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다.. 라는 코멘트까지 덧붙이고 있죠. 옐런은 지금 금리 인상을 해서 긴축을 하겠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고압 경제를 밀어붙이고… 그런 성공의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그 때는 슬라이트한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얘기하고있는 거죠.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 라고 해석하는 건 맞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죠. 아무리 당장의 금리 인상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최근들어 옐런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관련 발언이 많아지는 것은 무언가 포석을 깔고 있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바로 그겁니다. 서머스가 옐런에게 했던 조언이 있습니다. 물가가 오를 수 있는데… 이걸 일시적이라고 반박하는 것… 그것까지는 오케이인데… 이것만은 기억해달라고 하죠. 첫째… 물가 상승을 수수방관하는 듯한 행동은 하지 마라… 계속해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 뿐 아니라 물가 상승에도 신경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켜라… 둘째.. 4조 달러 한 꺼번에 주지 말고 나눠줘라.. 셋째… 실업 급여 9월에 연장하지 말고 종료해라… 이런 얘기였는데요… 적어도 이번 G7정상회담 직후 했던 코멘트에는 두가지… 물가에 신경쓴다.. 그리고 돈 나눠서 풀겠다.. 라는 조언은 충실히 따르고 있는 듯 합니다.
아직 미국은 코로나 이전 국면과 비교했을 때 700만명의 고용이 부족하죠. 그럼 700만명 채우면 되는가… 채워서 완전 고용 상태에 도달했던… 반세기 최저 실업률을 기록했던 2020년 1월(코로나 직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그리 높지 않았답니다. 경기 부양과 보복 소비에 따른 일시적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성급한 긴축을 하는 것은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죠. 지난 2018년 다소 과도한 긴축으로 인해 성장 궤도로의 진입에 차질을 빚었다… 라며 Fed가 실수했다는 얘기가 Fed 위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보다 신중해질 듯 합니다. 다만 이렇게 뜨뜨미지근하게… 그리고 너무나 신중하면 시장에서는 자산 버블 혹은 인플레 기대 심리 급등… 그리고 물가를 잡아야 하는 당국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죠. 금리를 인상할 수도 없고… 인상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해법은 구두로 겁을 주는 겁니다. 불편하고 찜찜하게 해주는 거죠. 그게 옐런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이구요… 연준 위원들의 테이퍼링 논의 시사 발언, 그리고 지난 주 있었던 회사채 매각 정책 발표, 그리고 이번 FOMC에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는 IOER인상 논의 등이 될 듯 합니다. 계속해서 이런 겁주기가 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겠죠. 오늘은 여기까지 적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