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2.12.15

간단하게 FOMC 리뷰를 드립니다. 최근에 FOMC 일자를 전후해서 변동성이 참 많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FOMC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 조금은 완화적인 선물이 터지고… FOMC를 앞두고 마켓이 긍정적 흐름을 보이면 긴축적 발언이 나오는.. 참 이상한 그림입니다. 어느 정도는 마켓을 조절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다보니.. 이런 패턴이 반복되니 FOMC 직후에도 마켓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죠. 일단 결론적으로 이번 FOMC의 내용은 매파적이었는데요… 아마 뉴스를 통해서 접하실 내용들은 제외하고… 제가 본 포인트만 간단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우선 물가 전망이 바뀐 겁니다. 내년 Core PCE 전망이 3.1%에서 3.5%로 상향 조정 되었구요… 내후년(24년) 전망도 2.3%에서 2.5%로 상향 조정되었죠. 9월 FOMC 대비로 전망이 이렇게 상향 조정이 된 것인데요.. 물론 PCE와 CPI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9월 FOMC 이후 만났던 그 행복했던 10월 CPI(7.7%)와 어제 만난 더욱 행복했던 11월 CPI(7.1%)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바라보는 물가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좀 어렵다… 는 인식이 강한 듯 합니다.
 
왜 이렇게 바라보는가… 숫자를 보시면… 일단 3%대가 보이죠.. 전일 에세이에 적어드렸던 것처럼 9%에서 7%로 내리는 것보다 4%에서 2%로 내리는 게 상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로 따지면 마지막 뱃살이 빠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뱃살은 참 안빠지쟎아요…(물론 의학적 지식이 전무한.. 제 경험적 얘기입니다 ^^;;) 9%에서 7%로 내려올 때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반영하지만… Sticky한 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물가가 내려온 상태에서는 4%에서 2%... 이 구간에서는 진짜 sticky한 끝판왕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이제 설거지를 할 때 마지막 렌지에 돌려서 접시에 늘어붙은 치즈를 떼는 작업에 들어가는 거죠. 그 이전만큼 속도가 나지 않겠죠.
 
파월은 지난 11월 30일 브루킹스 연구소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3가지로 분해를 해버리죠.. 지난 번에는 긴축을 3종 세트로 분해해서… how fast / how high / how long으로 나누더니만… 인플레이션도 이제는 상품 인플레이션 / 주거비 인플레이션 / 마지막으로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나누었더랍니다. 그리고 상품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고.. 더 낮아질 것이라고 했구요… 주거비 인플레이션 역시 아직은 높지만… 실제 임대료가 낮아지는 증거가 있기에 내년으로 넘어가면 주거비 인플레 하락을 목도할 것이라고 했더랍니다. 그런데… 마지막 서비스 인플레이션에서는 얘기가 좀 달랐죠. 서비스 인플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임금입니다. 임금 상승률이 이상할 정도로 높다는 언급과 함께.. 임금 상승률을 잡지 못하면 서비스 인플레이션 안정은 상당한 복병이 되리라 언급했죠. 네.. 4%에서 2%로 내려오는 게 만만치 않을 것임을 언급했던 겁니다.
 
금일 FOMC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하게 되는데요… 임금 상승률을 어느 정도 제어하려면 실업률이 높아져야 할 겁니다. 내년 실업률 전망을 보면 지난 9월 FOMC에서는 4.4%로 보던 것을 4.6%로 상향 조정했죠. 이와 함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5%로 크게 낮추었습니다. 네.. 어느 정도 성장 둔화를 각오해서라도… 이 마지막 sticky한 영역과의 일전을 고려하고 있는 듯 합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도 연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기대인플레이션의 고착화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요… 기대인플레의 고착화는요… 높은 인플레가 장기간 이어질 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인플레 기대 심리가 자리하게 되고… 이게 쉽사리 해결되지 않게 될 때.. 고질병처럼 나타나죠. 고질병이 되면 완치가 안되구요…. 증세가 나아졌다가… 금새 또 재발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마치 코로나 7차 대유행처럼요…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되겠지만 인플레 7차 대유행?? 상상도 하고 싶지 않네요.. 연준은 4%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지 않죠. 4%라면 지금 후퇴해도 되겠지만 뱃살까지 빼야 하는 2% 인플레이션을 바라본다면… 더 강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낀 듯 합니다.
 
오늘 FOMC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핵심 포인트.. 네.. 점도표가 그래서 상향 조정된 것이겠죠. 일단 내년 전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었는데요… 내년 평균 전망치가 5.1%까지 올라갔구요… 5.5~5.75%를 보는 위원들도 2명이 있었습니다(아마도 불라드와 월러겠죠). How high에 대한 논의가 이제 본격적으로 부상할 듯 하구요… 높은 금리를 2024년까지도 유지해야 한다는 위원들도 꽤 나오면서 2024년 전망치에서도 5.5~5.75%를 보는 위원들이 있었답니다. 네… how long에 대한 논의도 상당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당장은 how high에 집중하겠죠.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이 질문을 받습니다. 2% 물가 목표를 유지하고 있는데.. 2%가 의미가 있느냐… 그거 3%나 4%로 바꾸면 안되겠느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님을 언급하죠. 네… 월드컵 경기하고 있는데 지금 룰을 바꾸는 건 상당한 불신을 살 수 있죠. 골 안들어간다고 골 들어가는 룰을 바꾸는 것과 비슷한 거겠죠. 인플레를 제압한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는 주제가 될 듯 합니다. 그리고 시장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역사는 섣부른 긴축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음을 재차 언급했죠. 고통 없이 인플레 제압은 쉽지 않음도 다시 한 번 첨언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기조인가요…
 
반면 연준 금리 선물 시장이나 채권 시장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다른 듯 합니다. 연준의 매파적 코멘트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금리 인상하면 경기가 박살나요.. 라면서 내년 중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죠.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를 좀처럼 믿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랍니다. 연준과 시장의 괴리가 다시 한 번 시작되는 건가요.. 지난 7~8월의 마켓 강세 당시 연준의 코멘트가 먹히지 않아서 잭슨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연준인데요… 또 다시 연준과 마켓의 동상이몽이.. 마켓이 연준이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 라는 인식이 재차 시작된 듯 합니다. 이 갭이 어떻게 메워지게 될지를 조금 더 지켜보시죠.
 
오늘 fomc에서의 핵심은요… 인플레를 바라보는 연준의 시각인 듯 합니다. 인플레도 3단계로 분해해버려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환호를 할 때가 아니라는 연준의 경고를 확인했네요..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