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코멘트를 드릴까 합니다. 일단 다행히도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살짝 낮게… 잘 나온 듯 합니다. 지난 6월에 9.1%를 기록한 이후 빠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11월에는 7%대 초반까지 밀려내려온 것을 보면 물가 정점에 대한 인식은 보다 힘을 받게 되리라 봅니다. 6개월이 안되는 기간 동안에 9%에서 7%로 밀린 거면 2%정도 하락한 거죠. 그럼 6개월에 2%씩 하락한다고 보면… 내년 1년간 4%가 내릴테니까.. 내년 말이면 3%초반 수준으로 하락하는 건가요? 그럼 물가 목표치인 2%에 거의 근접하게 되니 연준도 긴축을 어느 정도 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지는 게 사실일 겁니다. 또 여기에 발을 맞추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들어가겠다는 얘기를 했으니… 지난 1년 시장을 지겹도록 억누르던 고물가와 고금리 이슈가 이제 마무리 국면이다… 최악은 지났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겁니다.
그런데요.. 이런 산술 계산이 맞을까요… 지난 6개월간 2%가 내려왔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계산… 물론 맞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것과 비슷한 것 아닌가 합니다. 10점을 받던 홍길동이 20점을 받는 것.. 가능하겠죠… 그런데 90점을 받던 홍길동이 100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똑 같은 10점이지만 생각보다 노력이 많이 들어가게 될 것 같지 않나요? 이 얘기를 물가에 대어서 말씀을 드리면… 9%에서 7%로 내려오는데 드는 시간과… 4%에서 2%로 내려오는데 드는 시간이…. 과연 같을까요? 최근 마켓 구루들의 코멘트를 보면 물가 정점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동일하지만… 물가가 정상 수준이라고 했었던 2%로 되돌아오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국제 유가의 하락을 보면 상당히 드라마틱합니다. 정점이었던 배럴 당 135불에서 최근 70불 수준까지 거의 반토막이 났죠.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에너지 가격을 머금고 있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의 하락폭이 큰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70불이면 사실 상 러-우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의… 올해 초의 레벨인데요… 여기서 어느 정도의 추가 하락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6개월도 채 안되어서 130불에서 70불로 내려왔으니.. 6개월 후에는 설마 0불?? 이런 계산은 사실 넌센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죠.
유가보다 중요한 것은 sticky한 인플레이션입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1월 30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의 연설에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하게 되죠.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정점을 기록했다는 것은 맞지만…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인플레이션 정점 징후가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워낙에 전 영역에 걸쳐서 진행되는 것인 만큼 방심해서는 안됨을 강조하죠. 그리고 임대료 등이 하락하는 것은 예상 가능하지만… 임금 상승률이 걱정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죠… 그리고 임금 상승세 역시 쉽게 꺾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임금은 한 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죠.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다른 자산들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혹은 다른 품목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더라도 임금은 독야청청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의 하단을 굳건히 받쳐주게 됩니다. 마치 다이어트를 해도 다른 곳은 다 빠져도 뱃살은 안빠진다는 얘기처럼(정설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제거가 되어도 더 줄어들지 않는 영역이 나타날 수 있죠. 그게 4%수준에서 임금 상승률의 영향으로 더 내려가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어떨까요..
4%수준까지 인플레가 하락했는데… 거기서 연준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그 동안 4%까지 내리면서 그 갖은 고생을 다했는데… 성장도 둔화될 징후가 뚜렷한데 이제 완화로 돌아서야 할까요.. 아니면 2%로 되돌려지는 그 순간까지 가야할까요.. 파월 의장은 말하죠.. 역사는 이랬다 저랬다 했을 때 상당한 비용이 발생함을 얘기해주고 있다구요…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른 듯 합니다.
이번 FOMC의 관전 포인트 중에는 임금 상승률을 중심으로 물가에 대해 연준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도록 하시죠. 내일 아침에 관전포인트를 보다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