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2.10.15

주중 에세이를 제대로 쓰지 못해서… 써야 할 내용들이 참 많이 밀렸습니다. 이유 중 하나가 닷컴 버블과 현재에 대한 비교 분석을 하는 자료를 준비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서요..😭 해당 내용은 내일 포스팅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에 한은 금통위와 CPI 발표, 그리고 영란은행의 추가 국채 매입 중단과 같은 빅이슈도 있었지만 G20재무장관 회담도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부서져버린 국제 공조를 되돌릴 수 있는 무언가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더랍니다. G20 재무장관 회담을 1주일 여 앞두고 있던 지난 주 10월 7일 옐런 재무장관이 이런 얘기를 했죠. 기사 인용합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긴축 정책이 세계 경제에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글로벌 개발센터 연설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주요국 경제의 시급한 과제는 안정적인 물가 환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도 "선진국의 거시경제적 긴축이 국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주요국 정책 담당자들은 글로벌 영향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정책을 계속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경제국 간의 협력과 함께 명확하고,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중략) 그는 "국가별 상황과 정책 차이는 통화별 환율 조정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환율 변동의 잠재적인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연합인포맥스, 22. 10. 7)
전체적으로 옐런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이 1순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무언가 이를 잡기 위한 과정에서 행하는 너무 빠른 긴축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점을 언급했던 겁니다. 그러면서 국가 별로 통화 정책 효과가 차별화되어 나타나는 것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으며 그로 인한 환율 변동.. 당연히 킹달러 현상이 글로벌 국가들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임을 언급했죠. 옐런 재무장관의 코멘트와 함께 금번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강달러로 인한 리스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죠. 과거 16년 2월 말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이른 바 ‘상하이 합의’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달러 강세를 막기 위한 공조가 이루어졌던 기억이 있는데요.. 공조가 무너진 상황이지만 그래도 급박한 만큼 무언가 시장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대책이 발표되기를 기대했었죠. 그리고 이를 미국과 친한(?) 일본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겠다는 식의 코멘트가 나옵니다. 타이틀만 인용하고 가죠.  
“일본 재무상, G20 회의서 외환시장 개입 이해 요구 방침”(한국무역신문, 22. 10. 12)

달러 약세 공조가 나와주면 정말 좋은데요… 개인적으론 CPI 발표 이후 급락했던 시장의 되돌림 중에서는 이런 달러 약세 공조에 대한 기대도 일정 수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실제 달러 인덱스가 크게 무너져내려오는 그림이었죠. 환율 기준으로 대부분 국가 환율의 임계점에서 강력한 되돌림이 나와주었구요… 저 역시 미스터리라고 생각합니다만 G20 재무장관 회담 역시 이런 환율의 변동에 영향을 주었던 과거의 사례가 많았던 만큼 고려 요인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그런데요.. 망할.. 결과가 이렇게 나왔네요.. 읽어보시죠.

“이날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은 회원국 간 합의문(코뮈니케) 채택에 실패했다. 세계 경제의 위기 원인을 놓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시해야 한다는 미국·영국·독일 등 7개국의 요구를 러시아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 회의는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공동 성명서를 낼 수 있다. 이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회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 질문에 입을 꾹 다물었다.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이렇게 끝내긴 너무 아쉬우니 회원국들 간 이견이 없는 다른 의제들을 중심으로 합의 사항을 어떻게 발표할지 이메일로 논의하자고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열린 올해 4월과 7월 회의에서도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했다.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가 커지고 저소득 국가들이 부도 위기를 겪고 있지만, 주요국들의 ‘각자도생’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1999년 출범한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번번이 빈손으로 끝나며 국제 공조 체제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이 생겼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현지에서 만난 전직 경제부처 고위 관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세계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주요 20개국 협의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장 다음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하는 주요 20개국 정상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의 정상회담 여부를 놓고 각국이 날선 반응 보이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한겨레, 22. 10. 14)

참.. 안좋은 얘기입니다. 시절이 하 수상한데 주요 국가끼리 공조는 커녕 갈등을 확대재생산하고 있으니..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죠. 똘똘 뭉쳐서 공급 사이드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이라도 낮춰줘야… 수요 압력을 조금만 낮추어도 물가 안정이 가능한데.. 각국이 싸우면서 공조가 깨지고… 공급 측의 인플레 압력이 상존합니다. 공급 측 압력은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럼 수요 사이드에서 더 강한 긴축을 해줘야(공급이 부족해서 물가가 오르는 만큼 더 수요를 줄이는 거죠) 인플레 압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여전히 공조로의 길은 머네요… 공조에 대한 기대가 있다가 하늘 위로 날려보낸.. 그런 느낌입니다.

실제 달러 강세에 대한 코멘트가 어떻게 나오는지도 관건이었는데요… 옐런 재무장관이 이렇게 확인시켜주네요.. 기사 더 인용합니다. 꼼꼼히 읽어봐주셨으면 합니다.
“옐런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해야할 일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잇따른 고금리 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로 각국 경제가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불편함을 누그러뜨리지 못하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중략)

그는 환율과 관련해선 "시장에서 결정되는 달러 환율이 최선의 체제라는 점을 지지한다"면서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통화 정책을 조이는 경향이 남발하고 있다"고도 경고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고통을 겪는 후진국을 겨냥해 더 많은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적 도전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한 국가들을 도와야 한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모든 주요 채권국들은 후진국을 위해 채무 면제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중략) 이날 회의에서 IMF 회원국들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촉구했으나 공동성명 채택은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연합뉴스, 22. 10. 15)

기사를 보면요.. 일단 첫 문단에서는 여전히 미국에서 하는 긴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죠. 이에 블룸버그에서는 달러 강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춰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글로벌 경제가 실망할 만한 얘기라고 코멘트하고 있네요…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옐런 재무장관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이 최선이라고 코멘트하죠. 네.. 외환 시장에 대한 인위적 개입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그럼 일본의 외환 시장 개입 역시 찬성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죠. 네.. 달러엔 환율이 기존의 145엔을 훌쩍 넘어서 달러 당 148엔을 때릴 정도까지 나아가기 시작했더랍니다.
와.. 그럼 달러 강세 어쩔…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에 대해 세번째 문단에서 옐런은 얘기하고 있죠. 달러 강세에 취약한 국가들을 도와줘야 한다구요.. 대표적으로 선진 채권국들이 후진국의 채무를 면제해주는 플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그리고 이머징 시장에 상당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함께 나가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초반… 미국 금리가 20%가 넘어갈 때 신흥국 숨넘어간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네… 당연하죠.. 그 때 멕시코 파산 이슈가 나오고.. 중남미 국가들이 무너져내릴 때 미국에서는 브래디 재무장관이 채무재조정을 해주는 이른 바 브래디 본드 얘기가 나왔죠. 직접 금리를 인하하거나 달러를 개입을 통해 약세 전환하는 것보다는.. 부작용을 금리, 환율 이외 지원을 통해 풀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겠죠. 여기서 금리 인하로 돌아서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금 고개를 들게 될 텐데… 지금 정책 방향을 유턴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런데 계속 밀고 가면 충격이 크게 나타날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통화 정책 유턴을 통해서가 아닌…(통화 완화로 돌아섰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인플레를 다시금 키우는 방향이 아닌) 무언가 다른 정책을 쓰자는 거겠죠. 예를 들어 부채가 많은 국가들의 부채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방법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외환 시장에 개입하지 않게 되면… 달러 강세가 더 심해지고… 달러 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급증하기에.. 각국은 환율 방어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달러 현찰이 필요하구요… 달러 외환보유고가 미국 장기국채로 되어 있는 만큼 미국 장기 국채를 매도하고 달러 현금을 확보해서 이걸 환율 방어를 위해 써야할 겁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죠. 코로나 이후에 미국 정부 부채가 크게 늘면서 국채 시장에 국채 공급을 크게 늘렸던 겁니다. 국채 공급은 크게 늘었는데.. 각종 시중 은행에 대한 규제가 진행되면서 국채를 편하게 사기 어렵게 만들었죠.
대표적인 것이 지난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SLR규제입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한 달러 현금 확보 차원에서 미국 장기 국채를 팔면… 국채에 대한 수요는 더욱 줄어들게 되는 거죠. 여기에 연준의 양적 긴축이 겹치면??

네… 국채 시장에 패닉이 나타날 수 있을 겁니다. 미국 국채 시장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을텐데요… 미국 국채 금리가 튀면… 글로벌 모든 투자 자산의 준거점이 되어주는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 전세계 자산 시장과 경제에 크나큰 충격을 줄 수 있겠죠. 이건 두렵지 않을까요… 지금은 금리 빨리 올려서 매파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서머스 역시 이런 얘기를 합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영국 채권시장의 스트레스가 세계 경제 지진에 앞선 '미진(tremor)'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중략)
서머스는 "영국에서 일어난 일의 일부는 영국이 자초한 것이지만, 다른 일부는 글로벌 시스템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진이다"라며 "미진이 있을 때 항상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지진을 막는 일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연합인포맥스, 22. 10. 15)
영국 국채 금리가 튀는 것이… 영국 국채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해당 시장에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난다고 하는 거죠. 이건 하나의 미진이구요.. 이게 미국 국채 시장으로 전염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미진을 보면서 지진에 대한 우려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거죠.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 이슈… 이걸 보면서 옐런 재무장관도 한 마디 던집니다. 요거 이번 에세이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재미 진짜 없어도 꼼꼼히 읽어주셔야 합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국채시장의 얇은 거래 유동성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워싱턴에서 가진 연설 이후 질의응답에서 "전반적인 국채 공급이 증가했지만, 브로커와 딜러들의 대차대조표 운영 한도는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채 공급이 지난 2019년 연말부터 급증했는데, 대형 금융기관들은 시장조성 활동의 확장을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로 불리는 은행 자본 요건 등으로 대형 기관의 시장 조성 능력이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SLR은 은행이 국채를 포함한 위험자산을 편입할 때 자기자본을 일정 수준 보완하는 제도로, 자산이 늘어날 경우 그에 비례해 추가로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
옐런 장관은 "국채시장 유동성 제공을 위해 설계된 스탠딩 레포(Standing Repo Facility:SRF)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긴축으로 알려진 대차대조표 감축을 진행하면서 국채 유동성 우려가 커졌다. 그간 시장의 주요 매수 세력인 중앙은행이 빠지면서 수요 공백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영국 국채시장이 대대적인 변동성 장세를 보이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연합인포맥스, 22. 10. 14)
인용문 읽어보셨나요? 자.. 일단 첫번째 문단을 보시면 국채의 공급은 늘었는데, 국채의 수요는 크게 늘지 않았음이 언급되었죠. 이는 국채 가격의 하락 & 국채 금리의 상승을 의미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른 국채 금리는 실물 경제를 더욱 더 옥죄는 악재로 작용하게 되겠죠. 보다 중요한 건 두번째와 세번째 문단인데요…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원인 중에는 SLR 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정말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SLR규제가 들어오게 되면 미국의 시중은행과 같은 미국 국채 시장의 큰 손들이 미국 국채를 사는데 상당한 제한이 걸리게 됩니다. 그럼 국채 매입을 못하니 국채 시장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거죠. 그걸 보완하기 위해 언제든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뺄 수 있는 일종의 예금 담보 대출인 스탠딩 레포가 지난 해 7월에 도입이 된 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서 영국 얘기를 하면서 미국 국채 시장도 우려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네.. 옐런 재무장관이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이 걱정된다는 코멘트를 던진 겁니다.

그럼 걱정된다고 가만히 있으면 될까요?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럼 금리 인하로 돌아선다?? 이건 인플레이션을 다시금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삽질이 될 겁니다. 그럼 금리 방향을 돌리지 않고 어떻게 국채 시장의 유동성을 정상화할 수 있을까요?
앞에 나와있죠. SLR규제가 은행들의 국채 수요를 줄였다구요… 그럼 그 규제를 손을 보게 되면 국채 수요를 조금은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머지 않은 미래에 SLR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보구요… 이게 국채 시장의 유동성 혼란을 잠재우는 중요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이 때 미국 국채 금리의 고점이 확인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이런 상상도 함께 해보게 됩니다. 물론 긴축을 강하게 하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를 해준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얘기인데요… 그래도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것보다는, 혹은 양적 긴축을 멈추는 것보다는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영국도 긴축을 하면서 레포 창구를 확대해주는 정책으로 지금의 국채 시장 유동성 혼란을 극복하고자 나선 바 있죠.

미국 국채 시장의 유동성 문제는 이미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던 지난 6~7월에도 대두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가이스너 전 미국 재무장관과 같은 전문가들이 다음과 같은 조언을 던지고 있네요. 길지만 마찬가지로 꼼꼼히 읽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보시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정책에 나서는 과정에서 미 국채시장의 회복력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의장을 맡고 있고 중앙은행가, 금융가 등으로 구성된 독립 그룹인 G30(Group of 30)은 23조 달러 규모의 미 국채 시장에 대한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6월에 8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새로 발행된 국채를 흡수하려면 민간에서 더 많은 수요가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위축되면 어느 시점에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노력을 포기해야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트너 회장은 "연준이 지난 2년간 제공해 온 부양책을 빠르게 고갈시키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지금 바로 상당한 변화가 시급하다"며 "국채시장의 회복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물러나야 할 위험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 국채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증권시장"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규제 인프라 프레임워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미 연준은 그런 것이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 22. 7. 1)
자.. 여기까지 후욱 읽히셨나요? 국채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 기사가 지난 7월 달 기사인데요… 당시에도 국채 시장 유동성 이슈가 부각되었죠. 참고로 당시 10년 국채 금리가 3.5%정도였습니다. 지금은 4.0%를 넘어선 상황이죠. 두번째 문단에 보시면… 이거 그냥 놓아두면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할 수 없음을 예고하고 있죠. 금융 안정이 무너져내리게 되면 인플레이션 대응보다는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연준인 만큼… 인플레 대응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코멘트하는 겁니다. 세번째 문단에선 미 국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증권시장.. 이라고 나오죠. 동의할 수 밖에 없네요.. 연준이 지금 그걸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와.. 현상 제대로 코멘트해줬죠. 이제 기사 뒷부분을 인용할 건데요.. 여기에 대응 방안이 나옵니다. 더욱 꼼꼼히 보시죠.
“워킹그룹은 지난해 세부 사항으로 금융시장 참가자가 야간 대출 시장에서 즉시 미 국채로 현금을 빌릴 수 있도록 하는 기구를 포함해 3가지 권고 사항을 내놓았다.

연준은 상설 레포 기구로 알려진 스탠딩 레포 창구(SRF·Standing Repo Facility)를 만들었다. 아울러 워킹그룹은 현재 은행과 소수의 월스트리트 브로커, 딜러만 제한적으로 해당 기구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을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가이트너는 "미 국채는 시스템의 펀더멘털 자산이기 때문에 1분 만에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다른 모든 것도 잘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을 비롯한 은행 규제 당국에 은행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자본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평상시에는 국채와 예금이 자산으로 간주되지만 규제 당국은 은행 시스템을 통한 신용 흐름을 위해 2020년 4월에 해당 자산을 이 비율 계산에서 제외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에 연준은 SLR완화 조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SLR이 완화되면 분모에 있는 위험자산 항목에 국채가 포함되지 않아 은행들이 미 국채 보유량을 늘릴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에서 워킹그룹은 더 많은 국채 거래를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 있는 청산소로 이전할 것을 요청했다. 이로써 어느 거래상대방도 제안된 거래를 어기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채시장의 균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에 발표된 '미국 국채시장:회복탄력성 증대로의 발걸음(U.S. Treasury Markets:Steps Toward Increased Resilience)'이라는 보고서의 초기 권고를 따랐다고 WSJ는 보도했다.”(연합인포맥스, 22. 7. 1)
모두 네 문단으로 되어 있죠. 3가지 권고사항이 담겨있는데요.. 하나는 스탠딩 레포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자는 얘기.. 국채 담보 대출 늘려주자는 얘기죠… 다른 하나는 SLR규제를 완화하자는 얘기죠. 마지막으로 청산소를 통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자는 얘기입니다. 청산소 얘기는 나중에 고민하구요.. 당장 급하니 스탠딩 레포 대상 확대와 SLR규제 완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에세이 쓰는 게 밀리다보니… 진짜 제대로 스압이 나왔네요. 이해 부탁드리구요.. 지금의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인 만큼 어렵더라도 꼼꼼히 읽어보시길 당부드립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