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서 유튜브를 듣는데 우연히 옛날 노래가 하나 보이더군요.
모자이크의 “자유시대”라는 노래인데요… 저 고1때 노래였습니다.
그 때에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노래였는데요…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들어봤더랍니다.
노래라는 것이 듣는 그 순간 옛날의 어떤 기억 속으로 사람을 던져놓게 되죠.
고1때 경주로 수학여행 갔을 때가 기억나더군요.
가사가 좀 유치하긴 해도 그 때 기억이 생생하게 나서 너무 좋던데요..ㅎㅎ 같은 노래도 듣는 사람이 나이가 먹으면 다르게 느껴지나봅니다.
같은 일도 누가 하는가에 따라.. 그리고 언제 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시장의 이벤트도요… 동일한 이벤트라고 해도 시장의 체력이 어떤가에 따라 정말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설하게 시장 얘기로 연결하려는데… 그닥 매끄럽지는 않네요.. 크음.. 각설하고 에세이 시작합니다.
금융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미국 주식 시장은 다시 한 번 연고점을 벗겨버리는 분위기입니다.
진짜 대단한 강세장입니다. 성장이 나오면 성장이 나온다고 환호하면서 오르고… 성장이 주춤하면 돈 풀어준다고 오르고… 돈 줄인다고 긴장하면 덜 줄인다고 오르고… 성장이 주춤하면 덜 주춤하다고 오르고… 어떤 이유를 붙여서든 오르네요. 그냥 일반화하면 “밀림 사자” 컨셉인 듯 합니다. 떨어지면 들어가는… 이른 바 저가 매수 포에버의 컨셉이죠. 그만큼 유동성이 많은 상태라고 해야겠죠.
테이퍼링이 연기된다는 기대 때문에 안정을 찾았는가.. 그런 요인도 있는 듯 합니다만… 조금 석연치 않은 게 있죠. 테이퍼링을 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이를 시장이 호재로 인식한다면 주가는 일단 오를 거구요… 달러는 약세를 보이겠죠. 네.. 두가지는 모두 맞는데요.. 마지막으로 하나가 문제입니다. 네.. 채권 시장입니다. 테이퍼링을 천천히 하게 되면 단기 금리 장기 금리 할 것 없이 금리가 내려가는게 정석이겠죠. 테이퍼링은 뿌리던 유동성을 줄인다는 개념입니다. 테이퍼링을 해서… 돈을 덜 뿌리게 되면… 많이 뿌려줄 줄 알고 주저앉았던 돈의 값.. 즉 금리가 깜짝 놀라서 상승하게 되겠죠. 그런데.. 그런 테이퍼링을 늦춘다면 돈을 계속 많이 많이 주는 거니까요.. 금리는 더 내려가게 될 겁니다. 그런데요.. 어제 미국 10년 국채 금리를 보시면요.. 10년 기준으로 1.3%를 넘어섰죠. 2년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구요… 네.. 장단기 금리가 모두 상승한 겁니다.
이게.. 참..테이퍼링을 교과서적으로 해석하면 말씀드렸던 것처럼 테이퍼링을 하면 돈을 덜 주는 거니까 금리가 튀고… 안하면 돈을 계속 주는 거니까 금리가 내리고.. 이런 개념인데요… 세상은 교과서만으로는 좀 어렵죠. 이게 성장과 붙었을 때 아주 골 때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성장이 강한 상태에서 테이퍼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구요.. 성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테이퍼링을 단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장이 강하면 이미 채권 시장은 긴장하게 되겠죠. 기업 투자가 늘어나는 것이기에… 투자를 위한 돈의 수요가 늘어납니다. 돈 값인 금리는 상승하게 되죠. 이렇게 성장이 탄탄한 상황에서 테이퍼링까지 해버리면… 가뜩이나 금리 상승 압력이 높을 때 살포시 더 금리 상승의 촉매제를 넣어주게 되는 거죠.
그럼 금리가 하늘로 치솟게 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테이퍼링을 단행하면??
와.. 이거 참.. 문제죠. 경기도 눌리고 있는데… 유동성 공급마저 줄이게 되면… 예를 들어 미국 소비 지표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데 테이퍼링을 단행하게 되면… 실물 경기가 빠르게 죽어버리지 않을까요?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되면서 투자가 줄어들게 됩니다. 기업 투자의 실종은 자금의 수요 실종을 의미하고….
자금의 수요 부족은 자금 값인 금리의 하락을 유도하게 되겠죠.
여기에 경기 둔화 & 테이퍼링의 조합을 읽은 자산 시장이 긴장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붙으면 국채로 수요가 몰리면서 국채 금리가 바닥으로 찍혀버릴 수 있습니다.
네.. 성장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동일한 테이퍼링이라 할지라도 시장이 다르게 반응하게 되는 거죠.
그럼 결국 테이퍼링만 볼 게 아니라 성장도 함께 봐야 한다는 말씀이 되는 건데요.. 미국의 성장이 기대보다는 약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각종 제조업 지표들도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죠.
9월 첫주에 발표될 ISM제조업 지수 역시 고용 지표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소비 지표가 빠르게 식고 있는 현상을 좀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이게 델타 변이의 영향인지, 아니면 공급망 부족으로 인해 나타난 과도한 물가 상승에 의한 악영향인지… 고민이 많이 되는 대목입니다.
미국의 성장이 둔화될 때 무언가 답이 나와줘야 하겠죠. 저는 전일 에세이를 통해서 중국의 “과주기 조절”에 대한 말씀을 전해드렸죠. 저도 몇 가지 자료를 보면서 정리를 해보니까요… 그냥 “2보 진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읽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결구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다소 모순적인 정책을 쓸 수도 있다는 것이죠. 부채의 증가를 억제해야 하지만… 꾸준한 부채 억제를 위해서는 경제의 기본 체력이 강해야겠죠. 그런 기본 체력을 강화해놓기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부채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단기로는 부채를 약간 늘리면서 경기부양을 하는 겁니다. 중국 당국에 대한 시장의 기대… 중국이 강한 긴축을 하면… 진짜 제대로 한다…는 그런 기대를 바꿔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도 가능하겠죠. 장기적인 긴축을 위한 단기적인 완화… 예를 들어 돈을 많이 풀어주지 않겠다고 얘기하면서 지준율을 인하하는 방법도 가능하겠죠. 장기적인 위안화 강세를 위한 체력을 만들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위안화를 절하해서… 수출 체력을 강화하는 것도 그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네.. 중국이 내수에 방점을 둔다고 해서.. 계속해서 위안화 절상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상황에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거죠.
개념적으로 와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보시죠. 지금 중국은 연초 성장률이 고점을 기록한 이후 2분기부터는 빠르게 식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긴축에 대한 의사를 철회하지 않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중국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게 되죠. 부채를 줄이기 위한 긴축… 이게 중장기 중국 성장의 핵심이겠지만… 이를 위해서 6~7월에 깜짝 지준율 인하를 단행한 거죠. 어쩌면 머지 않은 미래에 추가 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은 기대를 하게 되죠. 중국의 성장 위축이 제어될 수 있다는 기대..
미국의 성장과 중국의 성장이 동시에 식어버립니다. 그리고 여기에 테이퍼링이 나오는 거죠. 성장이 눌리는데 유동성 공급까지 줄어들게 되는 상황이죠.. 이게 시장에는 부담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중국에서 낭보가 들려온 거죠. 아마 과주기 조절이라고 쓰고 중국의 단기 경기 부양 스탠스라고 읽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테이퍼링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기대… 이게 지금의 시장 개선을 만들어낸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런데요… 이 역시 기대가 만들어놓은 거죠.
그 기대만큼 중국이 움직여주는지.. 그리고 테이퍼링에 대한 논란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조금 더 볼 필요가 있겠죠.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