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1.08.22

각설하고 바로 들어갑니다.

잭슨홀 얘기부터 간단히 드려보죠.

혹시 다음 주에 있을 잭슨홀 회의의 주제가 뭔지 들어보셨나요? 네, “Macroeconomic policy in an uneven economy(불균형 경제 하의 거시경제 정책)”입니다. 불균형 경제라고 하면… 무언가 성장이 고르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부에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빈부 격차의 심화는 자산 가격의 상승과도 매우 높은 연관도를 가집니다.

자산 가격이 크게 뛰면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부유층의 부가 더 높아지는 것은 기정사실일 겁니다.

아마도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자산 가격의 과열에 대한 담론도 어느 정도 다뤄질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헉.. 그럼 테이퍼링이 여기서 바로 선언되는 것인가… 그건 아니구요… 불균형 경제에서는 미국 경제 내의 빈부 격차라는 불균형도 존재하지만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 불균형 역시 존재합니다. 글로벌 통화 정책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 불균형에 대해 보다 많은 얘기가 있을 듯 한데요, 이렇게 되면 테이퍼링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언급도 있지 않을까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히 클 텐데 미국이 어느 정도 성장세를 갖추었다고 테이퍼링을 단행해버리면 현재 상황에서 신흥국이 사면초가에 놓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미국의 통화 정책은요, 미국 경제 하나만을 보면서 금리 인상 인하를 하는 레벨을 넘어서있습니다.

거의 글로벌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양한 국가들의 상황을 아울러 고려하겠죠.

 

헐.. 미국이 왜 다른 나라 상황을 쳐다보냐… 라는 반감이 바로 드실 수 있는데요… 전세계 국가는 모두 연결되어 있답니다. 어느 나라의 경제 체제가 무너져내리게 되면 결국 돌고 돌아서 다른 나라의 성장에 악영향을 주곤 하죠. 신흥국의 붕괴, 혹은 중국 및 유럽의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주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충격이 실제로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무너뜨렸던 바 있죠.

2018년까지 이어지던 Fed의 금리 인상은 이 충격 앞에서 19년 1월부터 멈춰서게 되구요, 19년 7월부터는 금리 인하로 접어들게 됩니다. 당시 기사 타이틀만 잠깐 인용하고 가죠.

“파월의 경고, ‘미에 중국, 유럽 경기 둔화 역풍 몰아칠 수도’”(파이낸셜뉴스, 19. 2. 27)

“파월 ‘미 경제 양호하지만 역풍 신호도 이어’… 금리 동결 시사”(뉴시스, 19. 2. 27)

“파월, ‘중국, 유럽 경제 약세는 미 경제 성장 저해 요인’”(파이낸셜뉴스, 19. 3. 21)

이 정도만 봐도 19년 초 나왔던 얘기입니다. 여기서 유명한 파월 의장의 ‘역풍(crosscurrent)’이라는 단어도 등장했죠. 유럽과 중국 등의 다른 국가 성장의 둔화가 역으로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얘기였답니다. 이번 테이퍼링이 이머징 시장에는 과연 어떤 역풍을 작용하게 될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듯 하구요, 재미있는 것은 지난 번 에세이에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IMF가 외환 위기 이후 최초로 각국에 SDR을 지급한다는 거죠. 테이퍼링을 앞두고 FIMA에 이어 SDR까지.. 다른 국가에 대한 배려심을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번 SDR 지급은 상당히 규모가 큰데요, 약 6500억 달러 정도 되고… 이 중에 약 40~50%인 약 3000억 달러 수준의 SDR이 신흥국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어려워하는 신흥국에게는 이른 바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잭슨홀 회의는 FOMC처럼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테이퍼링에 대한 선언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난 해 평균물가목표제의 취지를 밝히고 이에 대한 도입을 시사하는 정도의 발언을 할 수는 있죠. 지난 8월 잭슨홀 회의에서는 파월 의장이 평균물가목표제를 설명했구요, 이후 9월 FOMC에서는 이를 전격 도입하게 됩니다. 이번 잭슨홀에서도 테이퍼링 선언보다는 테이퍼링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현재의 신흥국 상황을 본다면… 잭슨홀 회의 자체에서 테이퍼링을 서두른다는 코멘트를 강하게 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잭슨홀 얘기는 이 정도로 줄이구요… 이제 지난 주 목요일부터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죠.

FOMC 의사록 얘기로 들어갑니다.

 

지난 목요일 발표된 7월 FOMC 의사록에서 시장 참여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그 표현… 다수의 위원들은 광범위한 경제의 회복이 나타난다면 연내 테이퍼링을 하는 게 좋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는 뉘앙스의 코멘트가 의사록에 담겼었더랍니다. 와.. 그럼 연내 테이퍼링하는 거임?? 이러면서 시장이 깜짝 놀라게 된 거죠. 여기에다가 이달 초 발표된 양호한 미국의 고용 지표를 보면서 비둘기 중의 비둘기로 알려진 미니애폴리스 연준의 카시카리 총재마저 고용 지표가 양호하다면 테이퍼링해도 될 것 같다.. 는 발언을 했죠. 다시 한 번 조기 테이퍼링 이슈가 크게 부각되었답니다.

 

여기에 대해서 연 이틀에 걸친 두번의 에세이를 통해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시장이 연내 테이퍼링을 할 것이다.. 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앞에 있는 광범위한 경제 회복이 나타난다면… 이라는 조건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죠.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연내 테이퍼링의 진행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9월 테이퍼링을 이미 선언한 상태인 호주 중앙은행에서도 델타 변이 이슈로 인해 9월 테이퍼링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잠시 기사 보고 가시겠습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내달 예정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다우존스가 20일 전망했다.

앞서 RBA는 9월부터 채권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매주 50억 호주달러에서 40억 호주달러로 줄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우존스는 뉴사우스웨일즈와 같은 주요 지역에서 장기간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호주 은행들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약 1.5%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GDP 성장률이 4%에 근접할 것이라고 본 RBA의 시각과 큰 차이를 보인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봉쇄 기간이 길어진다며 올해 GDP 성장률이 1.4%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봉쇄 조치가 끝나도 경제가 다시 회복될지 의문이라며 "RBA가 9월 테이퍼링 계획을 중단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후략)”(연합인포맥스, 21. 8. 21)

 

네, 만약 미국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과거 사례와 함께 언급해드렸던 부분도 있으니 기존 에세이를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가지는… 다수에도 집중했었죠. 다수의 참가자가 연내 테이퍼링을 고려했다고 했는데요, 반대로 몇몇(several) 회의 참석자들은 내년 초가 적절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소수 vs 다수니까.. 당연히 다수가 유리하지 않는가… 맞는 말씀인데요… 그 소수에 누가 있느냐도 중요한 듯 합니다.

예를 들어 파월 의장이나..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내년 초에 어쩌면 파월 의장을 대체할 수도 있는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소수에 들어있다면 어떨까요? n분의 1이 아닐 수 있다면… 이들이 소수에 있다는 점 역시 정책 결정에는 무언가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던 겁니다. 그리고 적어도 파월과 브레이너드는 소수 쪽에 속한다는 점을 최근 언론 보도들을 통해서 설명드렸죠.

자.. 여기까지가 지난 두 편 에세이에 대한 정리인데요.. 생각보다 많이 기네요

이제부터 파월과 브레이너드에 대한 얘기를 좀 더 드려보겠습니다. 지난 8월 1일 브레이너드는 조기 테이퍼링은 적절치 않음을 주장하는 다음과 같은 연설을 하게 되죠. 지난 8월 1일 한국 경제 신문 기사 인용합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이사(사진)가 “긴축정책으로 전환하려면 고용시장이 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고용 수준이 Fed 목표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달 30일 아스펜 경제전략그룹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아지거나 오히려 둔화할 가능성을 모두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강 위험 요인으로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꼽았다.”

일단 여기서 스톱… 우선 미국 고용 회복이 불확실하다는 얘기를 한 건데요… 그 근거로 델타 변이를 꼽고 있죠. 좋아지는 것도 분명하지만 둔화될 수도 있기에 불확실하다… 는 겁니다. 조금 더 이어가죠.

“그는 “고용 인력이 팬데믹 이전 대비 700만 명 적은데, 당시 확대 추세까지 감안하면 900만 명이나 적다”며 “Fed가 제시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Fed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고, 같은 해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씩 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통화량을 다시 조이기 위한 전제 조건은 일정 기간 2%를 웃도는 물가와 함께 완전 고용을 향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다.”

테이퍼링을 위한 실질적 추가 진전을 위해서는 물가와 완전 고용이 필요한데… 물가는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상당히 높은 수준이니 논외로 하고… 고용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 대비로.. 8월 초 당시 700만개 일자리가 적은데요… 팬데믹 이전에는 지금보다 700만개 일자리가 더 많았다는 얘기죠. 이걸 메우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2021년 초 팬데믹이 없었다면… 당시보다 일자리가 분명히 더 늘었을 것이고… 추세를 봐서는 약 200만개 정도 더 늘어났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럼… 사실 상.. 지금은 700만개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900만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는 거죠. 네, 당시의 숫자로 돌아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팬데믹이 없었다면 추가로 창출되었을 200만개의 일자리를 함께 감안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와… 갈 길이 멀어지네요. 700만개 채우기에서.. 900만개 채우기로..

 

실제 시장 참여자들은 그 생각을 했죠. 이번 8월 초에 발표된 고용 지표에서 100만개의 일자리가 늘었음을 확인하고… 이제는 700만개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600만개 모자라는 것이고… 100만명 씩 매월 늘어나는 이 추세가 이어지면 수개월 내에 모자란 거 다 채우는 것 아니냐.. 잘하면 연내에 다 채우는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이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브레이너드 이사가 등장해서 200만개 더 추가해.. 라면서 아주 제대로 찬물을 끼얹어버린 거죠. 그럼 사실 상 연내에 900만개를 다 채우는 건 쉽지 않아 보이구요.. 그렇게 된다면 브레이너드가 말하는 실질적 추가 진전 역시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제 브레이너드 관련 기사의 마지막 부분을 인용합니다. 보시죠.

 

“브레이너드 이사는 “올해 12월이나 이보다 조금 전에 추가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10월엔 훨씬 나은 위치에서 고용 상황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때가 되면 학교와 직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테이퍼링 일정을 발표하는 시점이 이달 말 잭슨홀 미팅이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10월엔 FOMC가 예정돼 있지 않다.”(한국경제, 21. 8. 1)

자.. 이번 문단에서는 시기가 나오는데요, 시기를 보시기 전에 학교와 직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 수순을 밟는다는 얘기에 주목해보시죠. 9월 초에 미국은 기존에 지급하던 추가 실업수당 지원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개학 등으로 인해 자녀들이 학교로 돌아가게 되죠. 그럼 부모들 중에 자녀 돌봄의 부담이 줄어든 미국인들이 다시금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럼 고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겠죠? 그런데요.. 만약.. 델타 변이가 이 시점에 확산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조금 불안할 수 있겠죠.

 

어느 정도 정상화가 된 것이 확인되려면 10월 고용 지표는 봐야 한다고 브레이너드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월 고용 지표는 11월 첫째주 금요일인 11월 5일(미국 시간) 발표되죠. 그리고 최근 테이퍼링의 시작 시점이라는 기대를 담뿍받고 있는 11월 FOMC는 11월 2~3일에 있죠. 10월 고용을 확인할 수 있는 10월 고용 지표가 11월 5일 발표되는데.. 11월 3일날 FOMC가 있다…. 계산이 복잡해지네요. 적어도 브레이너드의 얘기만 따라간다면 테이퍼링의 시작은 빠르면 12월이나 1월이 될 듯 합니다. 12월 중순에 예정된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개시하되… 내년(2022년) 1월부터 실질적으로 자산 매입을 축소한다… 테이퍼링을 1월 초부터 시작한다는 그런 얘기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참고로요… 얘기가 좀 지루하시겠지만요.. 이 비슷한 얘기가 2013년에 있었죠. 당시 테이퍼링을 2013년 12월 19일 FOMC에서 개시했는데요… 실제 테이퍼링의 시작은 2014년 1월부터 진행되었더랍니다. 못믿으실 분들 위해서… 기사 인용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현지시간) 현행 월 8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연준은 17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매달 국채 450억달러와 모기지(주택담보부채권) 400억달러 등 85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써왔으나 내년 1월부터는 이를 50억달러씩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연준이 미국 경기 및 고용 상황 등이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에 본격 착수한 셈이다.”(연합뉴스, 13. 12. 19)

네.. 이번 연준 의사록에 보면 연내 테이퍼링이 필요하다고 하는 다수가 있었고… 내년 초부터 해야 한다는 several 위원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 브레이너드가 들어가는 건 확실해보입니다. 결국 브레이너드는 고용과 델타 변이라는 두가지를 보면서 천천히 완전 고용이 되는지를 확인하고 가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하나 더… 지금 인용해드린 브레이너드의 연설은 지난 8월 1일에 있었던 거죠?

그 이틀 전인 7월 29일날 FOMC에서 다른 위원들과 갑론을박을 하고 난 이후에 했던 얘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구요.. 음.. 파월 의장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7월 29일 있었던 FOMC 때로 돌아가보죠. 당시 FOMC 결과 발표 직후에 시장이 상당히 술렁였답니다.

FOMC 결과가 발표되면 먼저 성명서라는 게 나오죠.

그 성명서에 테이퍼링을 위한 진전이 있다는 얘기가 명시가 된 겁니다.

와… 시장이 깜놀했죠. 금융 시장이 술렁였는데요… 바로 테이퍼링이 빨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진 겁니다.

그런데요… 이런 두려움도 잠시.. 파월 의장이 기자 회견에 등장해서 분위기를 화악 바꾸어버리는데요…

당시 파월은 이런 얘기를 하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또다시 비둘기 본색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Fed의 성명이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향해 갈 길이 멀!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다만 Fed가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만큼 결국에는 시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월 의장은 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완화적 통화 정책을 철회하기 시작하려면 상당한 경제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에서 상당한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아시아경제, 21. 7. 29)

네, 아직 테이퍼링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를 했던거죠.

이에 시장이 다시금 테이퍼링까지 시간을 벌었다는데 환호하면서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강세장이 재현되었더랍니다.

그럼 여기서 이런 생각이 들죠. 파월 의장은 당연히 FOMC 회의장에 있었을 것이고… 시장을 떠들썩하게 하는 의사록에 담겨있는 연내 테이퍼링을 주장하는 다수의 얘기를 고스란히 들었을텐데... 왜 이후 있었던 기자 회견에서는 아직은 테이퍼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던 걸까요?

당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얘기를 좀 더 파들어가봅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델타 변이가 전염성이 높은 만큼 백신 접종률이 낮은 미국 내 일부 지역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는 또,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소비지출의 반등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 팬데믹 초기 급격한 경기후퇴에 빠진 뒤 빠르게 회복세를 탄 동력으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한 외식 및 여행 위축과 일부 학교의 개학 연기 가능성 등이 경제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노동 시장의 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어떻게 작용할지 아직 알기 어려워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뉴스, 21. 7. 29)

이 기사의 앞부분의 인용이 생략되어 있는데요.. 파월 의장은 델타 변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고..

아직은 단언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케이스라고 했죠. 다만.. 인용문에 담겨있는 것처럼 이게 경기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 역시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단에 나와있는 것처럼 델타 변이 확산이 개학 연기나 외식, 여행 위축 등에 영향을 주면 노동 시장의 추세적 회복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학 연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앞서 브레이너드의 얘기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내용을 확인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앞서 인용해드렸던 것처럼 파월 의장이 통화 정책의 정상화, 즉 테이퍼링으로 가려면 갈 길이 멀다고 한 거겠죠. 파월 의장 역시 Several, 즉 내년 초 테이퍼링을 지지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여담으로요… 아마 에세이 내내 읽으면서 무슨 Fed가 이렇게 콩가루 같냐.. 라는 느낌을 받으셨을 듯 합니다. 물론 사안이 워낙 중요하고 애매한 점이 많기는 합니다만… 의견이 합치가 되지 않고 저마다 다른 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아마도 FOMC 내에서 이렇게 의견이 사분오열된 경우가 15년 9월, 18년 9월 이후에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분오열이 된 상황은 이어지는게 좋은가요.. 아니면 누군가 리더쉽을 보여주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는 게 좋을까요? 다수는 테이퍼링을 말하는데 의장은 다른 얘기를 하는 이런 상황이 이어져서 좋을 것은 없어 보입니다. 내년 초 연임을 앞두고 있는 파월 의장에게 연준 내 리더쉽 관점에서도 지금의 사분오열을 어느 정도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아울러 해봅니다.

 

와.. 오늘 에세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네요. 이제 정리를 해보죠. 먼저 잭슨홀에 대한 말씀을 드렸죠.

불균형 경제라 함은 빈부 격차, 혹은 국가간의 불균형 성장을 말하는데…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 불균형에 강조점을 두게 되면 테이퍼링을 강하게 밀고 나가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전해드렸죠.

잭슨홀에서 테이퍼링 언급은 있겠지만 빠른 속도의 테이퍼링 얘기는 아닐 것 같다는 뇌피셜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다음으로 지난 주 발표된 의사록(요넘의 의사록 때문에… 에세이를 몇 편째 쓰는지…)에 분석했습니다.

연내 테이퍼링을 언급한 건 맞지만 조건문이 붙어있죠. 그리고 그런 조건이 충족될 때 테이퍼링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했죠. 호주의 사례를 함께 전해드렸습니다. 최근 나오는 매파 카플란 총재의 코멘트도 이런 맥락일 거구요.

 

그리고 다수와 소수를 말씀드리면서 파월과 브레이너드는 소수에 속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소수에 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얘기하는 주장의 핵심이 보다 중요하죠. 델타 변이의 확산과 9~10월의 중요한 기간에 노동 시장으로의 복귀.. 이게 고용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결국 테이퍼링의 조건인 “실질적인 진전”을 완성할 수 있는 핵심이 될 테니까요. 매파(다수)는 굳이 볼 것 없이 이미 다 좋아졌으니 테이퍼링 괜챦다고 밀어붙이려고 할 것이고 비둘기파(소수)는 조금만 더 지켜보자.. 신중하자.. 이렇게 대응하겠죠.

이런 얘기들이 계속해서 언급되면서 시장을 술렁이게 할 듯 합니다.

 

의사록 얘기를 한참 드렸던지라 막상 시장에 대한 얘기에는 소홀해졌던 것 같습니다.

주중 에세이를 통해서 최근 금리, 환율, 주식 등의 움직임을 모니링한 얘기를 전해드리죠.

참고로 2015년 케이스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