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FOMC가 있죠. 시간 정말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3월 FOMC를 보면서 SVB사태의 한 복판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 회의네요. FOMC도 FOMC지만..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요즘 독감도 유행한다는데 건강 관리도 잘하시구요, 가족과 함께 뜻깊은 시간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일단 내일 FOMC 관전포인트를 말씀드려보죠. 우선 기준금리 인상 25bp인상은 단행될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도 이 정도 인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시장이 이를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면 굳이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25bp인상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행보죠. 시장이 궁금해하는 것은 사실 한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지 여부보다는요… 언제부터 인하가 시작될 것인지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금리 인하가 언제냐..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까지 어느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인지죠..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 반영된.. 내년 9월의 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요… 3.0~3.25%로 내려올 확률을 5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죠. 이번에 인상하면 5.0~5.25%인데요.. 200bp 수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겁니다. 참고로 200bp금리 인하를 해야할 정도라면 당연히 양적긴축 패키지는 사라진지 오래겠죠. 이게 시장이 연준에 기대하고 있는 피벗 수준이구요.. 이 정도 레벨의 피벗을 기대하면서 자산 시장은 움직이고 있는 거겠죠.
참고로 기준금리가 이 정도까지 인하된 경우가요… 1년 만에…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2001년 밖에는 안나오네요. 08년 금융 위기나 20년 코로나 위기 당시의 금리 인하는 워낙 큰 충격으로 인해 밀어내리던 시기니까… 그 때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듯 하구요… 2001년 1월 초 긴급금리 인하가 단행되면서 당시 6.5%였던 연준의 금리가 계속 인하가 되면서 2002년 10월에는 1.25%로 낮춰졌습니다. 그리고 2003년 6월에 쐐기골을 넣으면서 1.0%까진 낮아졌죠. 그리고 당시 금리 인하의 근거는 자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미국 소비가 뚜렷이 침체 일로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실제 당시 닷컴 버블의 붕괴가 현실화되었고 2000년 3월 10일 5100포인트로 고점을 기록했던 나스닥은 2년 6개월 동안 하락하면서 2002년 11월 초 1150포인트까지 고점 대비 78% 하락했었죠.
그렇다면 시장은 그 정도를 기대하는가.. 이게 전제를 잘 보셔야 하는데.. 시장이 그 정도 하락해야 소비가 그만큼 둔화가 될 것이고… 이를 메우기 위한 금리 인하가 이어질 거쟎아요? 그런데.. 시장이 피벗에 대한 강한 기대를 안고 버텨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피벗 생각에 흐뭇해진 주식 시장이 다시금 뜨거워지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자산 가격이 하락해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데..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자산 가격이 올라버리면?? 실제 그런 금리 인하가 가능할까요? 지난 3월 FOMC 당시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에 대한 물어보던 기자들에게 파월은 이렇게 말하죠… 금리 인하될 수 있지만.. 그건 최악의 상황일 때일 것이라구요.. 이창용 총재께서도 금통위에서 비슷한 말씀을 하셨죠.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한 것 같다라구요… 그리고 전일 호주중앙은행은 이제 금리 인상을 Pause 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깨고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과거와 달라진 가장 큰 한가지는요…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워낙 디플레에 대한 공포감이 크기에… 연준은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선제적인 대응을 해왔던 겁니다. 그런 선제적 디플레이션 대응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거죠.
인플레가 이렇게 높고… 여전히 핵심 소비자물가지수가 움직이지 않으며… 기대인플레이션이 틈만 나면 기어올라오는데 선제적인 디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지…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이 바라보는 시각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위기가 찾아오면 당연히 낮출 수 있겠지만…. 그 위기 상황에서는 자산 시장이 이렇게 반응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네.. 이번 FOMC에서 다시 한 번 연준 피벗에 대한 질문이 들어갈 겁니다. 이렇게 연준과 시장의 괴리가 커진 상황에서 어떤 답을 던질지 지켜보시죠. 거의 종착역에 도달했다는 뉘앙스를 풍길 듯 한데요… 연준은 지난 11월에 도입했던 큰 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높게.. 얼마나 길게… (How fast / How high / How long) 중에.. 이번이나 다음 FOMC에서 How high를 마무리할 듯 합니다. 다만 마무리라 해도 공식 마무리가 아니라 pause 정도(잠시 휴식)로 얘기하면서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에서 마무리하겠죠. 그리고 How long 에 대한 고민으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얼마나 오랜 기간 지금의 높은 금리를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이겠죠. 이 부분에서 나타나는 시장과의 괴리에 대해 연준은 어떤 인식을 갖는지 보시죠. 이 괴리가 클수록 시장은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두번째는 은행 사태를 바라보는 연준의 관점입니다. 지난 28일 연준의 은행 감독 담당 부의장이 공식적으로 SVB사태의 문제점을 짚었고… 연준이 잘못했다고 반성문을 썼죠. 그리고 반성문을 쓴 만큼 이를 갈면서 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런 부의장의 코멘트에 대해 파월 의장은 환호한다는 의사를 내비쳤구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뉘앙스로 답을 합니다.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은행들의 대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하겠죠. 이런 은행들의 대출 부진, 혹은 금융 규제가 연준의 금리 인상/인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이 있을 겁니다. 여기에 대한 연준의 코멘트도 중요하리라 봅니다.
세번째는 은행의 유동성 관련인데요.. 이건 좀 복잡해서요… 일단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부족해지고 있죠. 대형은행은 여전히 풍부하지만, 중소형 은행은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지급준비금을 빨아들이는 양적긴축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데요… 이번 회의에서는 다소 성급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은행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약간의 미세 변화를 준다면 금리보다는 양적긴축을 조절하는 쪽으로 대응할 듯 합니다. 그리고 은행으로 고여야 하는 돈이 MMF로 빠지는데… 이렇게 돈이 제대로 모인 MMF가 연준의 역 RP 에 투자를 하고 있죠. 역 RP 로 계속해서 받아주면 MMF에 돈이 더 늘어나고… 이는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더욱 줄인다는 의미가 됩니다. 역 RP 금리 혹은 한도 조절 의견도 있는데.. 연준이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지를 지켜보시죠(이건 아마도 내일 기자회견보다는 3주 후 의사록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네요)
마지막으로 부채한도 상한에 대한 이슈입니다. 지난 번 회의 때에도 이 질문이 나올 때마다 연준은 우리 소관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당장 1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부채상한의 한계인 X-Date를 앞두고 나오는 질문에도 간단히 선을 그으면서 답을 할지.. 아니면 무언가 자신들의 contingency plan이 있는지 암시를 줄지.. 아마 기자들이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모든 문제는 인플레이션에서 시작된 것이죠… 그 인플레를 잡기 위한 급속한 금리 인상이… 그리고 그로 인해 약한 고리가 터지고… 그 약한 고리를 보면서 피벗에 대한 꿈을 키우고… 그 피벗에 대한 꿈에 기반해서 중소형주는 왕따놓고… 산꼭대기로 돈이 몰리는… 애플과 MS 등의 완전 자산에 힘이 쏠리는 그런 그림이죠. 이런 구도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연준의 인플레이션을 보는 관점이 어떤지.. 내일 새벽에 확인해보면 될 듯 합니다.
내일 아침 에세이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