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3.02.16

환율
환율

전일 아침 세미나 때문에 에세이를 적지 못했네요. 금일 에세이를 이어갑니다.
일단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었는데요.. 그냥 헤드라인 기준으로도 6.4%를 기록했죠.
지난 해 6월 9.1%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쉴 새 없이 하락하면서 12월 6.5%로 내려온 소비자물가지수…
6개월 동안에 거의 2.6% 가까이 하락한 건데요… 이걸 매월 정률로 하락했다고 가정을 하면… 매월 0.45%씩 그 폭이 줄어든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이걸 그대로 이어가면 6.5%에서 0.45%가 더 줄어들면서 6%대 초반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오면 베스트입니다. 기존의 추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0.45%씩 하락한다는 가정이 맞을 수 있죠.
화요일 예를 들어 말씀드렸던 홍길동의 시험 점수가 매월 10점씩 올라간다는 가정이 맞아떨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망할.. 6%대 초반이 아니라 6.4%가 나왔죠.

 

그럼 0.45%가 낮아진 게 아니라 0.1% 낮아진 겁니다. 그럼 매월 0.45%씩 앞으로도 낮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추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겠죠. 물론 다음 달도 봐야하겠지만 점점 그 낙관론의 힘이 약해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은 금융 시장에서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날 텐데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강한 기대.. 금리가 낮아지면 주가는 오르고, 시장 금리를 하락할 것이고… 달러는 약세를 보일 겁니다. 지난 1월의 흐름이 바로 그건데요… 주가는 큰 폭 반등에 성공했고 채권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달러원 환율도 한 때 달러 당 1220원선을 무너뜨렸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할 때의 반응인데요.. 만약 이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게 되면… 주춤하는 주가 & 반등하는 금리 & 반등하는 환율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오늘 새벽 뉴욕 증시의 강세를 보면서 주식 시장에 대해서 첨언을 간단히 드리자면… 2021년 하반기를 되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코스피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 증시는 대부분 2021년 상반기에 정점을 형성했죠. 21년 6월 FOMC에서부터 테이퍼링을 준비할 것이라는 연준의 코멘트가 흘러나왔고 달러는 강세 전환, 금리는 상승 전환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달러가 강해도.. 금리가 높아도 견딜 수 있는 해법이 무엇인가에 대한 네러티브가 필요했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국 주식이 있었습니다. 신흥국 주식 시장은 전반적으로 고전했지만 미국 주식 시장은 상승 & 달러는 강세 & 금리는 상승.. 이런 구도가 만들어졌죠. 그리고 그렇게 강했던 미국 주식 시장은 21년 11월 중순 나스닥을 시작으로 12월에 S&P500과 다우존스가 고점을 형성하면서 반락하기 시작했었죠. 강력한 소매 판매 지표와 함께 미국의 성장은 꺾이지 않는다.. 라는 기대감은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한 스토리를 만들어주게 되죠. 그런 성장이 높아지는 금리와 물가, 그리고 강달러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겁니다.
 
소비에 대한 말씀을 조금 드려보면요.. 소비를 위해서는 소득이 필요할 겁니다. 소득은 일단 급여 소득이 중요할 겁니다. 그리고 소비를 자극할 정도의 또 다른 소득이 있겠는가… 저축이 많으면 되겠죠. 그리고 이걸 소득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이건 가계에 소비를 할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정리하면 가계의 입장에서 현금이 들어오는 요인은 급여의 증가 + 저축의 증가 + 대출의 증가.. 가 됩니다. 여기에 하나 더 말씀드리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를 감안할 필요가 있는데요… 그런 느낌일 겁니다. 집 값이 크게 오르게 되면 마치 이걸 저축을 쌓아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죠. 네, 자산 가격의 상승은 저축의 증가로 볼 수 있죠. 그리고 이렇게 증가된 저축을 조금씩 빼서 쓸 수 있을 겁니다. 여기까지가 소득이 되는 겁니다.
 
그럼 반대로 소비 사이드를 볼 수 있는데요, 소비는 에너지 소비 + 주거비 소비(임대료 혹은 모기지 이자) + 생필품 소비 등이 해당될 겁니다. 지난 1월을 되돌아보면 금리가 낮아지면서 모기지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죠. 그리고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생필품 소비에 들어가는 비용 지출이 조금은 줄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관련 소비 역시 부담이 덜어졌죠. 소비로 인한 지출 부담은 줄어들었는데… 반대로 소득 사이드를 보면 자산 가격이 1월에 크게 올랐고…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만들어주었죠. 이건 저축을 늘리는 효과와 함께 소비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겁니다. 5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주는 효과 역시 상당했을 겁니다. 뜨거운 고용 시장은 소비를 늘리는데 큰 도움을 주죠. 안정적으로 계속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게 되니까요.
 
길게 돌았는데요.. 이제 정리합니다. 1월에 피벗에 대한 기대가 나타나게 되면서 자산 가격 상승 + 금리 하락 + 강한 고용 + 대출 증가 등이 진행됩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에너지 가격과 상품 가격이 이를 만나게 되면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을 확대시키죠. 강달러 & 고금리 & 쪼그라든 자산 시장 + 은행의 소극적 대출 스탠스 등이 12월의 소비를 위축시켰다면 반대로 돌아서는 1월의 금융 시장 흐름은 미국의 개인 소비를 크게 강화시켜버립니다. 그만큼 자산 가격과 금리 등 금융 시장의 분위기가 실물 경기 소비에 빠르게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죠.
 
다만 이렇게 강한 소비는 지금의 사뭇 높은 가격의 물가가 꽤 오랜 기간 이어지게 할 수 있죠. 소비가 강하다는 것이 강한 성장을 말할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플레와의 장기적을 의미할 수 있는데요… 연준의 피벗 기대를 한껏 안고 있는 금융 시장이 끈질긴 인플레와 높아지는 금리에도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만약 금융 시장이 다시금 흔들린다면 이런 소비가 이어질지.. 이게 향후의 관건이 될 겁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