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뉴욕 증시.. 장 막판에 힘을 잃으면서 소폭 하락 마감했죠.
기대감을 다시금 키워올리면서 강세를 보인 테슬라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나스닥 역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주식 시장이 보합을 기록한 반면 채권 시장은 더욱 난리였죠.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1.2%를 깨고 밑으로 주저앉아버렸답니다. 10년 금리가 하락한 것 뿐 아니라 2년 금리 역시 함께 내려오면서 0.2%선을 무너뜨렸는데요… 이건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보다는 확실히 늦어지는 것 아니냐.. 하는 예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강하지만 PCE기준으로는 시장 예상치보다는 다소(?) 약했고, 지난 5월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리고 미국의 각종 성장 관련 지표 역시 예상보다는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전일 밤 발표된 미국의 ISM제조업 지수 역시 지난 3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시장의 예상을 살짝 밑도는.. 그리고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이른 바 Peak out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죠. ISM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 ISM의 회장이 한 인터뷰를 들어보시죠.
“ISM의 티모시 R 피오레 회장은 "기업들과 납품업체들이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라며 "3분기에 접어들면서 제조업의 모든 부문이 '기록적인 원자재 리드 타임, 계속된 주요 기초 자재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제품 운송의 어려움'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들의 결근과 단기적인 가동 중단, 일자리 충원에 어려움 등이 제조업 성장 잠재력을 계속 제한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1. 8. 2)
뻔한 얘기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가 두 가지를 좀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첫째.. 물가 상승이죠. 저 역시 비슷한데요… 디플레이션 우려가 워낙에 커서… 저성장 저물가의 기간이 너무나 길었기에…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를 유도하는 정책을 썼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들으면 인플레이션이 뭔가 좋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요…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죠.
적정한 수준의 인플레이션… 연 2% 수준의 물가 상승이 좋은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적정한 인플레이션은 경제에는 윤활유가 될 수 있지만 연 2%를 뛰어넘는 강한 인플레이션은 경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죠. 그냥 경제학 시간에 배운 아주 쉬운 상식과 같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는 거죠.
가격이 비싼데.. 어떻게 물건을 사겠어요… ISM회장의 인터뷰 첫 문단을 보시면… 이 얘기가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물가가 오르더라도… 견딜 수 있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성장입니다.
개인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큰 문제가 없는데요.. 정부 지출에 의한 소득 증가가 계속해서 있어왔지만… 이런 소득의 증가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이죠. 고용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기는 하지만 결국 Fed에서 바라보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700만개의 일자리가 아직 부족하다는 얘기에 힘을 실어볼 수 있겠죠.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데… 개인이 일자리를 얻어서 돈을 벌지 않는데.. 물가가 이렇게 오르면… 개인들의 삶도 어려워지고 기업 역시 물가가 올라서 비용은 폭등하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못해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죠.
여기에 대해서 이런 반론이 있습니다. 고용은 금새 회복될 것이다… 지금 미국의 고용이 회복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업 수당 때문인데… 실업 수당이 오는 9월 초에 종료가 된다. 지금은 기업이 주는 임금과 실업 수당의 대결인데… 공짜로 받는 실업수당이 있으니.. 일자리 복귀가 늦는 것이다.. 이런 얘기죠.. 타당한 얘기구요… 바이든 대통령이나 옐런 재무장관, 파월 의장까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했던 바 있습니다. 그런데요… 가끔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그게 전부일까.. 라는 생각이죠. 실업수당만이 문제가 될까… 혹시 자산 가격 역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 주변에도 보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돈 벌었다는 분들이 적지 않게 보입니다.
그 분들의 무용담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그 분들의 현실 인식이 중요한데요.. 이렇게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굳이 회사를 다닐 필요가 있느냐… 는 얘기죠.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미국의 상황에 대입을 해보는 겁니다.
그들은 미국 주식을 사서 수익을 좀 내지 않았을까요? 그들이 수익을 내게 되면… 그들은 일자리로 복귀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 혹은 코인 투자를 통해서 계속해서 돈을 버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후자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미국의 뜨거운 자산 시장이 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 않나.. 라는 그런 생각을요. 게임스탑이나 AMC와 같이 밈 주식으로 대변되는 그런 기업들에 개인 투자자들이 조직적으로 몰려간다는 얘기.. 주식 투자 플랫폼 열풍이 상당하다는 얘기… 정부의 보조금으로 주식이나 코인을 한 사람들이 꽤 많다는 얘기… 이런 얘기들을 보면서 자산 가격 상승이 고용에 주는 역효과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그런 말씀을 드려봅니다.
멀리 와서 그런데요… 앞서 인용한 ISM회장의 인용문 중 두번째 문단을 다시 인용해보죠.
“그(ISM회장)는 "근로자들의 결근과 단기적인 가동 중단, 일자리 충원에 어려움 등이 제조업 성장 잠재력을 계속 제한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인포맥스, 21. 8. 2)
네… 이게 고용을 늦추게 되고… 늦춰진 고용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 사람으로 따지면 성장판이 닫히는 문제가 생길 수가 있는 거겠죠. 앞서 말씀드린 물가의 과한 상승과… 그리고 뜨거운 자산 가격이 만들어내는 고용 부진의 역설… 이런 것들이 성장 잠재력에는 악영향을 주고 있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여기에 뉴스가 하나 더 터져나오죠. 지난 7월 말에 미국 백악관에서는 강제 퇴거를 유예하는 안을 제출했다가 퇴짜를 맞았는데요… 지난 해 코로나 사태 이후 월세를 미납했어도 강제로 쫓겨나지 못하도록 강제 퇴거를 유예해주는 법안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었죠. 원래 6월말까지였는데.. 이게 7월로 연장되었다가.. 이번에 재연장이 되지 않고 종료가 되어 버렸답니다. 이에 미국인들 중 렌트비를 연체하는 사람들의 강제 퇴거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이게 주택 시장에는… 그리고 소비 시장에는.. 그리고 고용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 지 생각해보시죠.
테이퍼링부터 시작해서 부채 한도 이슈로 인한 재정 정책의 제한, 그리고 강제 퇴거, 그리고 실업 수당 지급 종료… 생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 미국 경제가 이걸 견뎌낼 수 있는지도 우리가 함께 모니터링해야 하는 핵심이 되지 않을까 고민해봅니다. 마지막으로 강제 퇴거 관련 기사 인용하면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국 의회의 코로나19 퇴거 유예 조치 연장 실패로 수백만 가구가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7월 3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전날 세입자 강제 퇴거 유예 조치 연장 방안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9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로 임대료를 내지 못한 이들이 거주지에서 쫓겨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퇴거 유예 조치를 도입했다.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자 연방정부는 지난 6월 30일 만료 예정이던 이 조치를 7월 31일까지 연장했다. 이후 대법원은 추가 연장을 위해서는 의회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고 이에 미 하원은 퇴거 유예 조치를 오는 10월 18일까지 늦추는 방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 연장 조치 실패는 사실상 조 바이든 행정부의 패착이라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의회에 유예 조치 연장을 요청한 것은 만료 이틀 전이었다”며 “백악관의 뒤늦은 요청에 민주당 지도부가 분노했다”고 전했다. 연장안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끌어내기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 문제에 대해 어제 알게 됐다"고 말했고 전미저소득주거연합(NLIHC)의 다이앤 옌텔 회장도 "위기의 순간에 행동하지 못한 것은 엄청난 실패"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수백만 가구가 당장 주거지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현재 650만 가구의 1,500만 명 이상이 임대료를 연체하고 있다고 미국 애스펀연구소 등을 인용해 전했다. NYT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많은 지역이 유예기간을 자체적으로 연장했고 몇몇 정부기관들도 9월 30일까지로 유예기간을 미룰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도 “다음 주부터 퇴거 신청이 쇄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시작된 후 법원에 접수된 퇴거 소송만 45만여 건이다. 네바다 법률서비스제공자연합에서 세입자들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베일리 보톨린 변호사는 "유예 조치 부재로 많은 집주인들이 다음 주에 퇴거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당장 월요일부터 퇴거 통지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경제, 21.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