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에세이 23.05.25

환율
환율

오전에 세미나가 있는 관계로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일 새벽 가장 큰 이벤트는 FOMC 의사록 발표였죠.
의사록 발표에서는 기존 매파와 비둘기파의 의견 충돌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둘기파, 즉 금리를 동결하자는 측에서는 은행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니까.. 이게 빠르게 전개되면 연준이 긴축을 안해도 긴축을 하는 효과가 나타날 테니 오버하지 말자.. 그리고 지난 해 진행한 긴축 속도가 겁나 빨랐다. 0에서 5%까지 인상했으니… 그 효과가 후행적으로 나타날텐데 어느 정도로 나타나는지를 좀 보자.. 라고 말한 거죠. 이런 효과를 좀 더 보고 가자는 분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매파는 상당히 강경하죠. 일단 은행 위기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과장되었다… 그건 좀 오버다.. 그거 보면서 금리 인상을 멈춘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이렇게 고용 시장이 탄탄할 때 금리를 인상하는 게 맞다. 금리 인상해도 탄탄한 고용이 받쳐줄 것이기 때문에 그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거죠. 그리고 빨리 물가를 잡지 않으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꽤 오랜 기간 이어지게 될 것이고.. 이게 은행 시스템을 제대로 흔들어버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물가 상승세가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오랜 기간 이어지면..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될 수 있는데.. 이건 진짜 답이 없다… 라고 덧붙입니다… 와..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매파가 이렇게 주장할 때 답변이 참 궁색했을 듯 합니다.
 
이럴 때에는 답은 딱 하나죠. 데이터 나오는 거 조금만 더 보고 결정하자구요.. 그럼 6월은 건너 뛸 수 있겠죠. 자이언트 스텝이 0.75%인상이라면… 빅스텝은 0.5%인상.. 베이비스텝은 0.25%인상이겠죠. 마지막으로 토들러 스텝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2회 FOMC에 1회 인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45일에 한 번 씩 FOMC가 있으니… 3개월에 1회 인상되는 거죠. 실제 2017~18년에는 3개월에 한 차례씩 기준금리가 인상되었는데요.. 이번에 한 번은 건너뛰고 7월이나 9월에 고민하자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금일 연설을 했던 연준 매파의 거두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역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오픈을 하면서도… 6월에는 스킵을 하면서 물가 데이터와 은행 대출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보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네.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구요… 이제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대로 점화되는 듯 합니다.
 
실제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7월 금리 인상 확률이 이제 60%를 넘어섰죠. 그리고 조금 더 넘어가서 11월 금리 인하 확률 역시 50%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제 시장은 12월부터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연초에는 6월 금리 인하.. 이후에는 9월 금리 인하.. 얼마 전부터는 11월 금리 인하.. 지금은 12월로 밀려버렸네요. 앞이 밀리면 뒤에서도 늦어지게 되겠죠. 200bp 금리 인하가 원래 버전이었는데요.. 이제는 내년 11월을 기준으로 했을 때 150bp금리 인하 확률이 50% 이상으로 나옵니다. 175bp나 200bp가능성은 높지 않게 보고 있죠. 네.. 금리 인상의 시점도 늦추고 있구요.. 그 폭 역시 줄어들고 있습니다. 연준 피벗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겠지만… 만약 그 피벗의 정의가 올해 11월부터 내년 말까지 200bp인하라고 정의한다면… 그 피벗이 조금씩 희석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지난 해부터의 흐름으로 보면 시장은 항상 연준이 빠르게 완화로 돌아설 것을 기대해왔음을 알 수 있죠. 금리 인상 시기에는 많이 올리지 못한다.. 많아야 4번 인상이다.. 라고 하다가 더욱 많이 인상되어왔죠. 그리고 거의 다 왔다… 라고 했지만… 그 높이가 생각보다 높아져왔습니다. 이제는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을 먼저 기대하고 있는데요… 그 기대 역시 조금씩 늦춰지는 분위기입니다. 확실한 건 하나일 듯 합니다. 연준은요.. 결국 금리 인하 하겠죠… 피벗으로 분명히 돌아설 겁니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느리게… 시장이 원하는 폭보다는 적게.. 그렇게 금리 인하에 들어갈 듯 합니다. 그래야 자산 가격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피벗을 수행할 수 있겠죠. 이게 70년대의 교훈이 아닐까 합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서프라이즈네요. 금리라는 환경이 팍팍하게 바뀌는 상황에서 그 역류에 맞서는 성장의 대결 구도로 보여지네요. 조금 더 지켜보시죠. 부채 한도 상향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읽으면서 오르고 있는 시장 금리가 다소 명확하게 대비되어 보이는 듯 합니다.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