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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금통위 얘기를 해드릴까 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현재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했죠.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지만 흔들리고 있는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정책 반영인데요..
현재 우리나라 수출, 소비, 투자가 모두 안좋은 편이죠. 특히 수출이 문제인데요… 반도체 가격 하락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나라 무역 적자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총재께서도 강조하셨던 것처럼 한국은 상당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대외순채권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 무역 적자고 외환 위기 등의 극단적 리스크를 고민할 필요는 전혀 없겠지만 점차적으로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이 약해져간다는 방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해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금융 시장 불확실성 역시 간단히 코멘트가 있었구요,
이 역시 기준금리 동결의 원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지금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것은 국내 금리 동결 이후 벌어질 수 있는 한미 금리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금리는 5%가 넘고.. 향후 한 차례 더 인상이 되면 5.25%가 될 수 있는데.. 한국 기준금리가 3.5%로 멈춰선다… 이렇게 되면 양국간의 금리차가 1.5~1.75%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더 높은 금리를 찾아 미국으로 이동하는 이른 바 자본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죠.
다만 아직까지는 자본 유출의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집니다. 양국간의 금리차가 이렇게 벌어졌는데.. 왜 자본 유출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지.. 라는 궁금증이 생겨나죠.. 자본 유출은 단순히 금리차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외 성장 등의 다양한 요인에서 나타나곤 하죠. 다만 지금 자본 유출이 제한되고 있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봅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해 10~11월 G20재무장관 및 정상회담 이후 방향을 바꾸고 무너져내렸죠.
기준금리의 갭이 더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겁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때부터 살아난 연준의 피벗에 대한 기대죠. 지금 연준의 금리는 높지만 향후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금융 시장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기대를 반영하죠. 지금은 미국 금리가 높지만 미래에는 낮아질 것이란 기대.. 이게 달러원 환율을 잡아내리는 요인이 되었죠.
한미 금리차 역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훨씬 높다고 해도 그건 지금의 모습이죠. 만약 미래에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강해지면서 미국이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로 전환하게 된다면 그 때는 양국간의 금리차가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요. 네.. 지금의 금리차는 높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금리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부푼 기대를 담고 주식 시장도, 채권 시장도, 외환 시장도 환호하고 있는 것이죠. 한미 금리차 역시 미래 미국 연준 피벗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런데요.. 만약 피벗에 대한 기대가 과도했다면… 그리고 시장이 너무 나갔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단순히 주식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이 긴장할 뿐 아니라 전체 금융 시장에 뿌리내려져있는 피벗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기 때문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일단 달러원 환율이 뛰게 될 것이구요.., 현재의 한미 금리차가 상당 기간 크게 벌어져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만들어질 겁니다. 그럼 자본 유출이 이 때부터는 재현될 수 있죠. 자본 유출이 나타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무엇을 외국인들이 팔 건 간에 마지막에는 이런 자산을 팔고 받은 원화를 다시금 팔고 달러를 사들여야 하겠죠. 그 과정에서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일 것이구요.. 이는 달러원 환율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겁니다.
단순히 자본 유출을 막는 게 문제가 아니라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수입 물가를 다시금 밀어올리게 되죠. 이는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될 겁니다. 특히 최근처럼 OPEC+가 감산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60불 대 중반까지 무너졌던 국제유가가 80불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념해서 환율까지 뛰어준다면… 국내 수입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재차 인플레 제어가 어려워질 수 있죠. 이렇게 환율이 뛰고… 물가가 뛰고.. 금리를 인상하고.. 등 떠밀려서 움직이는 것보다는 환율이 뛸 때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차의 갭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은 총재께서 코멘트 중에 한차례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들이 대부분이었음을 밝혔던 부분이 있죠. 작년에는 금리가 오르거나..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끌려올라가는 그림이었다면… 지금은 환율이 오르면 이에 맞춰서 금리가 딸려가는… 환율이 금리를 흔드는 그림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네.. 올해는 그야말로 환율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만약 내수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금리 인상을 최대한 하지 않고 버티려면 당연히 환율을 묶어놓을 필요가 있겠죠. 필요한 경우에는 외환 시장에서 나타나는 일방적인 달러 강세 움직임 등에 일침을 가할 필요도 있습니다.. 현재처럼 1300원 초반대에만 안정되어 있다면 괜챦을텐데요… 가장 큰 변수는 연준이 마이웨이를 조금 더 이어갈 가능성이겠죠. 참 어렵네요.
국내 뿐 아니라 대외 상황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세계 주요국의 국제 공조 동향이 중요하겠죠. IMF 총회를 위해 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다고 하죠. 지난 해 10~11월 환율의 방향을 볼 때 중요했던 회의였던 만큼 이번에는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을 주제로 토론이 있는데요… 미국 연준의 입장과 신흥국의 입장이 사뭇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 속에서 어떤 공조의 묘수가 나올지 기대해봅니다. CPI만 중요한 게 아니죠. 국제 공조의 방향성도 함께 보시죠. 오늘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